[김홍배 기자]최순실 파문으로 '세월호 7시간'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도 불구하고 '비선 최순실'의 국정농단 전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씨가 박 대통령의 국정업무까지 상의한 사이라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그간 박 대통령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의혹들이 다시 도마에 오르는 분위기다.

그중에서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가졌던 세월호 참사 당시 박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서도 최씨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행적은 외국 언론인까지 한국 법정에 설 정도로 '초민감 이슈'였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과정에서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공식 보고라인에 있었느냐는 게 의혹의 요체다. 물론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씨 문제가 불거진 지금에 와서 생각하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 야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은 세월호"라며 "대통령은 당시 도저히 국가 지도자가 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수백명이 죽어가는 장면을 온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고 울고 탄식하는데 대통령은 오후 늦게 나타나 '구명조끼 입었는데 왜 발견하기 어렵냐' 이런 얘기를 했다. 이건 단순히 책임의 문제가 아니라 말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고 본다.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20일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최순실이라는 여인의 정체는 세월호 때 사라진 대통령의 7시간과 더불어 이 정권의 최대 미스터리로 남을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시에도 7시간 행적과 관련해 최씨 이야기가 나왔었다"면서도, "하지만 추측만 무성할 뿐 입증 자료가 없어 수면 아래로 잠복했지만 최씨가 청와대 공식 직함도 없이 박 대통령의 비선 역할을 해왔다는 점이 드러나다보니 이젠 당시 7시간도 최씨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야권이 미르 의혹 총공세를 펼치던 지난달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대통령이 세월호 때 바람 피웠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데 제대로 입증된 게 있나. 제대로 밝혀진 게 있었느냐"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씨의 국정농단 전말이 언론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의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청와대 해명도 온전히 믿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야당 의원은 이와 관련 "특검이 도입되면 조사 대상에는 대통령도 포함돼야 한다"며 "모든 것을 다 조사해야 하고, 대통령도 스스로 '나를 조사하라'고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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