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28일 밤 우병우 안종범 등을 포함한 수석 전원과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 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도 함께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안종범 수석이 최순실 소유 빌딩 마사지숍에 지주 드나들었다는  조선일보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안 수석은 시종일관 최순실을 "모른다"고 답한 인물이다.

특히 이 마사지숍은 김성주 적십자사 총재도 주요 고객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 건물 6~7층엔 최순실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말씀도 마세요. 그런 꼴불견 손님이 없어요."

28일 오전 1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타이 마사지숍.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소유한 미승빌딩 3층에 있는 495㎡(약 150평) 규모의 대형 점포다. 마사지사 A씨는 최순실씨 얘기를 꺼내자 "건물주라 내놓고 말은 못 했지만 최씨는 밉상 중 밉상 손님"이라면서 "마사지사들이 서로 받기를 꺼렸다"고 했다.

타이 마사지는 원래 손뿐 아니라 다리와 발로도 마사지한다. 그런데 최씨는 항상 '손으로 해라' '어깨를 꼼꼼하게 풀어라'라는 식으로 지시했다는 것이다. 마사지 비용도 '1만원만 깎아 달라' '왜 못 깎아주느냐'며 자주 따졌다고 한다. A씨는 "최씨가 '대통령이랑 친하다'는 말을 하고 다니는 걸 들었다"며 "지난여름 이후로는 오지 않았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 2003년 7월 미승빌딩을 세우고 전남편 정윤회씨, 딸 정유라씨와 함께 10여 년 동안 이 건물 6~7층의 복층에 거주해왔다. 지하 2층·지상 7층의 이 건물은 시가가 250억원대에 이른다.

▲ 조선일보 캡쳐
최씨는 국내에 있는 동안 한 달에 한 번꼴로 같은 건물에 있는 이 마사지숍을 찾았다고 한다. 이 업소의 다른 마사지사는 "최씨는 주로 낮에 '6층 사모'라는 이름으로 3~4명씩 예약했다"며 "6층에서 바로 내려오기 때문에 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고 했다. 최씨는 딸 정유라씨, 승마 선수 출신인 조카 장유진(장시호로 개명)씨 등 친척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2005년에 개업한 이 마사지숍 비용은 1시간에 8만원, 2시간에 13만원이다. 주·야간으로 마사지사 20여 명이 상주하고, 새벽 5시까지 영업한다.

박근혜 대통령 측근인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이 가게를 자주 찾았다고 한다. 안 수석의 사진을 보여주자 한 마사지사는 "이분은 자주 오는 분이라 기억이 난다. 고객 명단에도 있는 분"이라고 했다. 안 수석 집은 이 숍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의료인 A씨도 이곳에 자주 왔다고 한다. 마사지사들은 "'최순실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숍을 찾은 유명인은 모두 최씨와 친분이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최씨가 주도하는 친목 모임으로 알려진 '팔선녀'에 대해서는 "명단에 나온 사람 중에는 김성주씨만 단골"이라며 "다른 분들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팔선녀 명단엔 여성 기업인, 재력가, 유명 대학 교수, 고위 공무원 아내 등이 올라 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본지와 통화에서 "최순실씨와 전혀 모르고 마사지숍은 가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본지는 안 수석의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했으나 닿지 않았다.

한편 최씨는 독일로 도피하기 직전까지 이 건물 2층에서 측근인 고영태 더블루K 이사와 함께 펜싱클럽 사업 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오후 이 건물 2층엔 펜싱을 위한 설비가 바닥에 깔려 있었고 벽면에는 전신 거울이 붙어 있었다. 고씨는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다. 빌딩 관계자는 "6월 말 공사가 시작돼 10월 중순쯤 마무리될 예정이었는데 돌연 중단됐다"며 "강남 바닥에서는 최순실이 고영태랑 같이 펜싱 사업을 하려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조선일보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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