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유명 연예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100억원대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회원들을 모집하고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총책 김모(42), 박모(42), 총판 정모(31)씨 3명을 구속했고, 박모(39)씨 등 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2013년 4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100억원대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구속된 일당 중에는 수년 전 한 노래경연 프로그램에 나와 조명을 받은 가수 정모(31)씨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유명 그룹 멤버인 정씨를 총판 역할을 하며 회원들을 모집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과거 도박 경험이 많아 총책과 알고 지내는 사이였으며, 이런 인연으로 올해 8월부터 9월까지 홍보팀 직원 5명을 두고 이 사이트를 인터넷상에서 홍보하는 '총판'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가 한 달 동안 유치한 회원만 200여 명에 달했고 이 실적으로 정씨는 2천여만 원을 벌었다. 다만 정씨가 유치한 회원 중 다른 연예인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연예인인데 생활이 어렵다. 품위유지비가 필요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경찰은 친형이 구속된 후 형에게 넘겨받은 회원명단을 이용해 태국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다시 운영한 이모(26)씨를 구속했고, 서버운영 관리자 백모(26)씨를 불구속입건했다.

이씨는 지난 7월 3조원대 불법스포츠 도박사이트 혐의로 구속된 이모씨의 친동생으로, 범죄수익금으로 포르쉐·페라리 등 슈퍼가 3대를 동시에 몰고 다니고, 50억원 상당의 모텔을 비롯한 집·땅 등 각종 부동산을 보유하는 등 '부동산 재벌'로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이씨는 친형이 구속되자 형으로부터 넘겨받은 회원 명단을 이용해 태국에서 또다시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후 단기간에 150억원대의 도박장을 운영했다.

특히 이씨는 형이 단속된 이유를 분석한 후,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전문인출책을 고용하고 상품권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하는 등 새로운 수법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이들 사건과 관련된 혐의자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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