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에 금리 오르고 환율 반등

"환율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추락하다가 이 총재의 말 한마디에 반등세로 돌아섰다. 이 총재가 외환시장에서 확실한 '군기(軍氣) 반장'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지자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33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1040선을 회복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매파적 성향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통위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는 물가가 상승하면 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발언이 나왔다.

▲ 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
◇1035원으로 출발한 외환시장 1040선 회복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1041.4원보다 6.4원 내린 1035.0원으로 출발했다. 2008년 8월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가격을 보인 전일의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

먼저 기획재정부에서 환율 방어를 위한 포문을 열었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외환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쏠리든 단기간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환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총재의 발언은 환율 불안에 쐐기를 박았다. 이 총재는 "환율변동성이 커져 쏠림현상이 생긴다면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 이후 환율은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40.2원으로 마감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위원은 "장 초반 기재부의 구두 개입에 더해 한은 총재가 환율 쏠림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시장이 낙폭을 줄였다"고 해석했다.

◇채권시장 "이 총재 매파적 성향 드러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매파적 면모를 주의깊게 살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직후 낸 보고서에서 "이 총재의 첫 금통위는 '매파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GDP 마이너스 갭이 올 연말 사라져 내년 초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근거로 4분기에 접어들면 통화정책 정상화 측면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논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간담회애서 "경기 회복 지속으로 GDP 마이너스 갭 축소와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 발생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다"며 사실상 금리인상 시점을 제시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 등 매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발언을 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답은 금리 인하 기대에 일말의 여지도 제거한 듯한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한데다 경기에 대한 판단도 정확한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 시 가장 우려되는 측면이 가계부채와 구조조정 문제인데 이 총재는 이 부분을 금리로 다룰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고 역시 이 총재의 매파적 성향을 강조했다.

윤기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없음을 시사하는 이 총재의 발언 직후 국채선물(3년)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하며 국채선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일단 이주열 한은 총재의 데뷰전은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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