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균 기자] 25년째 지속되고 있는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에 대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속 숨겨진 그림을 찾아낸 팀으로부터 위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언론매체서 보도한 프랑스연구팀의 ‘미인도’ 위작판정 보도에 대해 “종합적인 검증 등을 통한 결론이 아니라 부분적인 내용을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4일 밝혔다.

‘미인도’의 진·위작 감정을 의뢰받은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감정팀은 최근 ‘미인도’에 대한 과학감정보고서를 검찰과 천 화백의 유가족 측에 제출했다.

감정팀은 “미인도의 진품 확률은 0.0002%”라며 “미인도는 천 화백 그림이 아니며 고의적으로 만든 가짜”라고 결론 내렸다. 감정팀은 ‘미인도’와 천 화백의 그림 9점을 특수카메라로 비교해 결과를 도출해 냈다고 밝혔다.

의뢰를 받은 감정팀은 영국 BBC와 미국 ABC 등 외신과 다큐멘터리에도 소개된 3D 다중스펙트럼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냈다고 주장한 팀이다.

‘미인도’는 1979년 천 화백이 지인 오 모 씨에게 줬고, 오 씨가 당시 실력자이던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 건넨 것이 정부가 압류해 국립 현대미술관에 이관됐다. 천 화백은 “그림을 오 씨에게 준 것은 맞지만 미인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주장에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인도가 맞다”고 맞섰다.

이후 검찰은 국내 전문가들을 동원해 미인도에 대한 안료 검사, 엑스레이 검사, DNA검사를 진행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결국 검찰은 위작 여부를 가리기 위해 프랑스 연구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에 미인도 감정을 맡겼다.

이번 판정 결과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결정적으로 프랑스 감정단은 ‘미인도’가 이 작품의 국립현대미술관 입수 시기인 1980년 4월보다 나중에 그려진 ‘장미와 여인’(1981년)을 보고 그린 그림이라고 주장함으로써 감정 결과의 신빙성을 스스로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술관은 “현재 검찰 뿐만 아니라 대검찰청의 과학 분석팀, 미술전문가 등에 의해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고소인(천경자 화백의 유족 측)이 선정한(감정 비용 유족 측 부담) 프랑스 감정단의 자료가 보도된바,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감정팀의 보고서를 번역 중이며, 수사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며 “다만 프랑스 팀의 감정 결과를 참고하겠지만, 절대적인 최종 결론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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