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경찰이 5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 거리행진을 금지 통고한 것에 대해 법원이 "허용하라"고 판단했다.

경찰은 도로행진을 금지한다고 집회 주최측에 통고했었지만, 법원이 도로행진을 허용하도록 결정내리면서 이날 오후 5시부터 도로 행진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집회는 1부와 거리행진, 2부 촛불집회가 예정됐다.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1부 행사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발언과 4·16 합창단 공연 등이 있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이날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시민단체들이 "촛불집회 거리행진을 금지통고한 처분을 정지해 달라"며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경찰은 이날 집회에 220개 중대 약 2만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경찰은 도로 행진은 허용하되,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 위해 광화문 세종대왕상 근처에 차벽을 설치했다.. 만일 사태에 대비해 차벽과 살수차 등의 사용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시민들을 자극해 충돌로 이어지는 상황은 최대한 피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시민단체들은 집회·시위로 인한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00명의 질서유지인을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번 집회 1주일 전에도 유사한 성격의 집회·시위를 개최했으나 교통 불편 등으로 인한 큰 혼란 없이 집회·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집회·시위로 인해 교통 불편이 예상되나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함에 따른 것으로 수인해야 할 부분이 있고, 금지통고 처분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교통 소통의 공익이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장함에 비해 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지통고 처분으로 집회·시위가 금지될 경우 불법 집회·시위로 보여서 여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문화제 및 행진을 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그러나 주최 측이 신고한 행진 루트인 세종대로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상 주요도시의 주요도로로 지정돼 있어, 교통 유지를 위해 집회와 시위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통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압도적인 국민의 의사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할 경찰이 단지 교통 방해를 이유로 행진을 금지 통고한다는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부당하며 용납될 수 없다"고 주장, 지난 4일 법원에 '집회금지통고처분 취소청구소송'과 '금지통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한편 이날 집회 예상 참가자는 주최 측 5만명, 경찰 측 3만~4만명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2000명(주최 측 추산 2만명)이 참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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