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민
[신소희 기자]프로야구 구단이 현직 선수들의 승부조작 사건을 인지하고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NC다이노스 구단 단장과 운영본부장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KIA타이거즈 유창식(24) 선수와 롯데자이언츠 이성민(27) 선수 등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과 불법도박자 10명 등 모두 17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같은 혐의로 승부조작 브로커 김모(32)씨를 구속하고, 또 다른 브로커 김모(3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성민 선수는 2014년 7월 4일 NC다이노스 소속으로 LG트윈스와 경기를 치르면서 1회초 볼넷을 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NC 구단은 이성민 선수의 승부조작 혐의를 인지했지만 단장과 운영본부장이 이미지 악화를 우려해 KBO에 승부조작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성민 선수가 신생구단인 KT위즈에서 특별지명을 받으면서 NC 구단은 10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2014년 KBO 리그 경기에서 1회 고의 볼넷을 던져 승부조작을 한 대가로 브로커에게 금품을 받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총 7억 원 상당 베팅을 한 전·현직 프로야구 투수 7명, 브로커 2명 등 19명을 국민체육진흥법위반 혐의로 검거했다”면서 “승부조작을 한 선수가 소속 구단에 범행을 시인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해당 선수를 신생 구단에 특별 지명을 받게 하여 10억 원을 편취한 구단 관계자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검거하는 등 총 21명 검거, 브로커 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 유창식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브로커 A모씨(32세, 남)는 불법 도박으로 많은 돈을 잃게 되자 평소 친분이 있던 프로야구선수 B모씨(24세, 남)에게 2회에 걸쳐 300만 원을 주고 승부조작을 제의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경기 일정 및 방법 등을 협의한 후 함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베팅했다.

프로야구선수 C모씨(26세, 남)씨는 브로커 D모씨(31세, 남)로부터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하여 딴 돈을 나누는 조건으로 승부조작을 제의받고 실행 대가로 300만 원과 향응을 제공 받았다. 또한 프로야구선수 E모씨(27세, 남)는 공익근무 당시 생활이 곤궁하자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돈을 벌기 위해 같은 팀 선수들에게 ‘1회 첫볼, 첫타자 볼넷’을 던지거나 ‘헛스윙’을 해달라며 승부조작을 부탁하였으나 거절하여 미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승부보작 은폐 혐의를 받은 F구단은 2014년 당시 소속 선수인 C, E가 승부조작을 한 사실을 시인하자 구단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해 KBO에 보고없이 내부회의를 통해 유망투수인 C선수를 자질은 우수하나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고 코치진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거짓 사유로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하고 신생 구단에서 특별 지명을 받게 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폐하여 10억 원을 편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10억 원은 보상선수 지명 대가로 보인다.

경찰은 이 외에도 전·현직 프로야구선수와 친분이 있는 사회 선후배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 각 20만 원~2억3000만 원을 베팅하는 등 총 7억 원 상당의 도박 행위를 한 것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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