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대 폭력조직 '통합 범서방파' 조직원 문신
[신소희 기자]이들에게 전직 대통령 아들도 '밥'이었다. 전국을 무대로 각종 이권에 개입해 폭력을 행사한 ‘통합 범서방파’.

통합 범서방파는 1977년 김태촌이 만든 서방파의 후신으로, 김태촌의 구속과 정부의 '범죄와 전쟁'으로 인해 범서방파 등으로 분열과 와해를 반복하다가 2008년 7월 함평ㆍ화곡ㆍ연신내 범서방파 등 3개 조직 60명이 다시 뭉치면서 재탄생한 조직이다.

이들은 전직 대통령 아들을 상대로 20억원을 뜯어내고, 인기 드라마 촬영장에 난입해 제작진을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통합 범서방파 조직원 81명을 붙잡아 이중 두목 정모(57)씨 등 1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8년 7월 경기도 양평군의 한 리조트에서 조직 통합 결성식을 열고 체계를 갖춘 뒤 이권이 개입된 것이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세를 과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범서방파는 2012년 1월 경기도 용인의 한 건설사가 소유한 땅에 채권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씨가 공매 신청을 하자 땅 주인의 청부를 받아 떼로 몰려갔다. 조직원 40여명이 해당 토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버텼고, 전씨는 채권자임에도 이들에게 20억원을 줘야 했다.

통합 범서방파는 2009년 9월에는 드라마 '아이리스' 촬영장에 난입해 제작진을 집단 폭행하기도 했다. 당시 이 사건은 배우 강병규와 이병헌 간 갈등으로 촉발된 사건으로 소개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에는 조직폭력배 중 일부만 벌금형을 받으며 사건이 마무리됐지만, 이번 경찰수사로 10여명이 조직적으로 개입된 사실이 확인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서울 강남에서 부산 기반 조직과 조직원 150명을 동원해 대치했고, 앞서 8월에는 전북 김제에서 교회 강제집행 현장에서 집행에 반대하던 신도들을 소화기로 폭행하는 등 이들은 전국을 누비며 폭력을 휘둘렀다.

강남 대치사건은 범서방파에게는 악재가 됐다. 이 사건을 인지한 서울지방청에서 지난해부터 수사를 통해 최근 통합 범서방파의 큰 축중 하나인 함평계열 조직원들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 수사로 위축되기는 했지만, 통합 범서방파 조직원들은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와 올해 법원 경매장에 난입해 경매를 방해하는 등 올해 초까지 여러 이권에 개입해 위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조직원들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은 뒤 경찰에 진술해라"고 지시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진술하기 전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면 진술 자체가 효력이 사라진다는 점을 노렸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통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연신내와 화곡계열 주요 조직원이 대부분 검거됐다"며 "와해와 결집을 반복하는 조직폭력 특성상 완전히 조직이 와해했다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3대 조직'중 하나인 범서방파는 사실상 무력화 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다른 조직폭력배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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