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룡마을에 조성될 아파트 단지 조감도
[김홍배 기자]30여년간 방치된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이 우여곡절 끝에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 15~35층 주상복합·아파트 2692가구로 본격 개발된다. 구룡마을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개포동 일대가 개발되면서 집을 잃은 사람들이 대거 들어와 무허가 판자촌을 지어 살던 곳이다. 아직도 1100여가구가 남아 있다.

서울시는 강남구 개포동 567-1 일원의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안)이 제20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수정가결' 됐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화재와 풍수해 등의 재해에 노출돼 있고 오·폐수, 쓰레기 등으로 생활환경이 극히 열악한 지역"이라며 "이번 도시개발구역지정 및 개발계획 결정은 거주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2012년 8월 서울시가 '미분할 혼용방식'의 도시개발사업 계획을 발표한 이후 강남구와 사업방식에 관한 갈등을 빚으면서 2년 이상 표류했다.

결국 서울시가 양보했다. 강남구에서 일관되게 주장해 온 100% 수용·사용 방식의 공영개발을 전격 수용하면서 사업이 재추진된다.

서울시는 2017년 실시계획 인가를 거쳐 2018년 착공해 2020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활 계획이다. 다만 자치구·거주민·토지주 등과 함께 논의해 추진 일정을 가급적 단축해 사업완료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결정된 도시개발구역은 총 면적이 26만6304㎡로서 주거용지 45.5%, 도시기반시설용지 50.5%, 기타시설용지 4%로 개발될 계획이다. 총 건립 세대수는 2692세대(임대 1107세대 포함), 계획인구는 7279명이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의 목적인 '거주민 재정착'을 지원하고자 도시개발사업의 개발이익은 거주민 복지와 자립을 위해 현지 재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거주민의 연령·세대·소득 수준 등을 고려한 거주민 유형별 맞춤형 주거를 계획했다.

또한 건축 마스터플랜을 통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창업지원센터, 재활용센터, 마을공방, 공동작업장, 공동식당, 공공복합시설 및 단지 내 자족기능과 소득창출이 가능한 일자리 창출 공간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거주민의 '커뮤니티 활성화' 도모를 위한 마을카페, 공동체 텃밭, 도서관, 주민체육시설 등 다양한 주민공동이용 시설도 들어선다.

구룡마을의 낙후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양재대로변은 도시대응형 고층개발로, 배후는 대모산과 구룡산의 자연대응형 저층개발로 계획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취소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여 어렵게 이뤄낸 결실인 만큼, 향후 사업시행 단계에서도 자치구, 거주민, 토지주 등과 적극 협력해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던 거주민에게 쾌적한 주거환경과 현지 재정착의 기회를 제공하는 선도적인 도시개발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박원순)시장님께서 2014년 12월 토지주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강남구의 100% 수용 사용계획을 전격 수용하신 용단이 마침내 확정됐다. 시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강남구는 서울시·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력해 신속한 주민이주대책 수립으로 공사기간 중 임시거주 임대아파트를 제공해 거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최단기간 내 사업을 완료해 거주민 재정착을 위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한편 명품도시 강남의 위상에 걸맞은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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