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대통령은 월요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최순실은 일요일 국정을 주재했다."

국정 농단의 몸통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박근혜 대통령 임기 초반 매주 청와대를 출입하며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 등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평소와 다름없이 청와대 관저에서 혼자 점심과 저녁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여성동아 보도에 따르면 2008년 서양요리 담당 조리장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올 7월까지 근무한 A 씨(44)는 “임기 초 이영선 전 제2부속실 행정관이 매주 일요일 최 씨를 픽업해 ‘프리패스’로 들어왔다”며 “최 씨가 온다고 하면 ‘문고리 3인방’이 관저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조리장도 3명이 대기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최 씨는 청와대에 오면 관저에서 정 전 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함께 회의를 했다. 박 대통령은 거의 동석하지 않았다. A 씨의 이 같은 증언은 최 씨가 박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검문 없이 청와대를 드나들며 국정에 개입했다는 그동안의 의혹들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A 씨는 회의가 끝난 뒤 최 씨가 조리장들에게 음식까지 주문해 먹고 갔다고 전했다. 최 씨는 늘 일본 요리 ‘스키야키’(일본식 전골요리)를 즐겼다고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집에 돌아갈 때면 늘 김밥을 싸달라고 요구했다고도 덧붙였다. ‘청와대 김밥’을 챙겨간 셈이다. ‘문고리 3인방’은 최 씨가 돌아간 뒤 한 명씩 돌아가며 저녁 식사를 해 모든 정리를 마치면 오후 10∼11시쯤 됐다고 A 씨는 전했다.

A 씨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평소처럼 관저에서 점심과 저녁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식사하는 모습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점심과 저녁 식사시간에 1인분의 음식이 들어갔고, 그릇이 비워져 나왔다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A 씨는 당시 주방에서도 세월호 참사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박 대통령의 식사 일정에 갑작스럽게 변동이 있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예정대로 관저에서 1인분의 식사를 준비해 차려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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