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대통령 건강은 2급 국가 비밀. 안보와 국가 안위에 직결될 수 있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건강 관련 정보는 2급 국가비밀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혈액검사는 국군 병원이나 청와대가 지정한 특정 병원에서 이뤄진다.

그렇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달랐다.

검찰이 확보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의 휴대전화에는 ‘2급 비밀’에 해당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혈액이 외부로 반출된 정황도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는 30일 “검찰이 확보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휴대전화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혈액이 외부로 반출된 정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2013년 5월 말 밤 11시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대통령 채혈한 것을 내일 잘 챙기겠다’고 보낸 문자를 확보했다.

누가 대통령 혈액을 채혈했는지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겨레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대통령 주치의나 자문의가 채혈 과정에 동석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이 행정관의 문자에서 드러난 대통령의 혈액이 불법 반출된 정황이 드러난 시기는 앞서 보건복지부가 밝힌 혈액 반출 시기와 다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1월 ‘강남 보건소의 차움의원 조사 보고서’ 발표를 근거로 2013년 9월2일 박근혜 대통령의 혈액이 차움의원에 반입됐다고 밝혔다.

당시 차움의원 의사 김상만씨는 간호장교가 채혈한 대통령 혈액을 최순실씨 이름으로 검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움의원은 면역세포 치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혈액에서 채취한 면역세포를 배양해 다시 주사했다면 불법이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3차 청문회에서 “면역 기능에 안 좋은 징표가 있어서 호르몬 관련 검사를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8일부터 ‘비선 진료’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특검은 이날 김 전 자문의 자택과 사무실, 김 전 자문의가 일했던 차움의원,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 사무실과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29일 특검은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전 행정관이 그에게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기 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5~6차례 보낸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문자 메시지가 오간 시각은 오후 10시쯤이다.

특검은 곧 이 행정관과 정 전 비서관을 소환해 ‘제3 비선 진료’ 의혹을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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