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위대한 조직에서 일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110년 임기를 마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유엔본부로 마지막 출근 후 유엔 주재 회원국 대사들 및 직원들과 가진 송별회에서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반 총장은 고별사에서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다”며 “내일 자정이면 모든 것이 바뀐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새해 전야(31일 밤) 맨해튼 타임스 스퀘어에서 개최되는 신년맞이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수백만 명이 내가 일자리 잃는 걸 지켜볼 것”이라고 웃으면서 농담했다.

반 총장은 “우리가 더 큰 진전을 이룰 때까지 꿈을 꾸고 믿으며,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며 “인간의 권리·존엄성에 대한 집중을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유엔 가족들에게 “드릴 말씀은 많지 않다”며 “단지 감사하다(Thank you)는 두 단어뿐이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오늘 뉴욕 유엔본부에서 고별사를 발표 한 뒤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을 부인했다. 박연차 측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은 의혹, 신천지 연루설과 아들의 특혜입사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반 총장은 "기가 차고 황당무계하며 음해로 정치 이익을 추구하려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며 "검증을 빙자해 괴담을 유포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일은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정치권의 검증을 피하지 않겠다"며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 70억명이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 총장은 또 개헌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현재 헌법은 1987년 개정된 것으로, 우리가 많이 컸는데 옷이 안 맞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개헌 방향이 뭐냐는 질문에는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고, 내달 중순 이후 귀국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반 총장이 지난 10년 동안 유엔 수장으로서 기후변화 대책과 저개발국 빈곤 퇴치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시리아·예멘·남수단·리비아 등지에서의 내전과 갈등은 멈추지 못한 채로 떠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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