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과연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자신의 탄핵심판사건 대리인단에게도 말을 못하는 것인가

3일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박 대통령과 탄핵심판사건 대리인단 사이에서 '세월호 참사 7시간'을 놓고 미묘한 엇박자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7시간과 관련 "당일 대통령으로서 할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대리인단은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세월호 7시간 석명에 대해 "5일까지 제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자신을 못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간담회에서 "청와대 게시판인가 홈페이지에 '이것이 팩트다' 해서 사실은 대통령이 이때(당시) 여기를 갔고, 이때 여기 가서 누구를 만났고 다 발표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일) 정상적으로 이 참사, 이 사건이 터졌다 하는 것을 보고받으면서 계속 체크하고 있었고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무슨 재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통령 입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빨리빨리 필요하면 특공대도 보내고, 모든 것을 다 동원해 가지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하라' 이렇게 해 가면서 보고받으면서 하루 종일 보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기자단에 밝힌 내용 취지로 보면 당시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난 분위기다. 세밀한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겠지만, 큰 틀에서 개별 시간대마다 소화한 당시 일정이 상당 부분 복기가 이뤄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리인단을 이끄는 이중환 변호사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해 철저히 준비 중에 있다"면서도 "자신은 못하겠고,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고 했다.

박 대통령의 신년 간담회조차도 대리인단과 사전에 논의하거나 교감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는 "(신년 인사 간담회를) 사전에 연락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을 면담한 이후에 다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의뢰인과 변호인 관계에 대해 캐물으면 (곤란하다)"이라며 즉답을 피했고 선임 이후 단 한 번 만난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변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법조계 한 인사는 "세월호 참사는 2년 반이나 지난 사건 아니냐. 그 참사가 벌어진 당일에 본인이 뭘 했는지를 아직까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박 대통령을 보면 참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면서 "5일까지 제대로 된 석명을 하는지 안하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