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 잠을 많이 잘수록 오히려 치매같은 인지기능 저하의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정책학과(가정의학과 전문의)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김홍배 교수<사진>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 하루 수면시간이 8~9시간 이상인 사람은 7~8시간인 사람에 비해 인지장애가 생길 위험성이 38% (교차비 혹은 상대위험도 1.38, 95% 신뢰구간 1.23~1.56), 높고 치매 위험성도 42%(교차비 혹은 상대위험도 1.42, 95%신뢰구간 1.15~1.77)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이 2009~2016년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의 문헌검색을 통해  수면시간과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성을 알아본 10편(환자-대조군연구 3편, 코호트연구 7편)의 관찰역학연구(총 5만3942명 대상자)를 종합하여 메타 분석을 통해 수면시간의 인지장애와 치매위험성을  확인한 결과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SCI급 국제학술지인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 12월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또 성별, 지역별, 긴 수면시간 정도(8시간, 9시간 이상, 10시간 이상),  나이 등 세부그룹으로 나눠 메타분석을 실시한 결과에서도 긴 수면시간은 치매 및 인지장애 등 인지기능 감소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론을 얻었다.

명교수는 "치매는 다양한 원인을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사고, 행동 등과 같은 전반적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임상증후군이며, 알츠하이머병이 대표적인데, 주로 65세 이상에서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생할 습관병과 흡연, 음주, 운동부족, 영양부족 등이 관련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교수는 "그동안 잠을 너무 적게 자거나 또는 너무 많이 자면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 감소 위험성이 높다는 개별 관찰 연구들이 발표되었으며, 이번 연구는 개별 관찰연구를 종합한 첫 연구로 긴 수면시간은 경도 인지장애와 치매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규명되었다"고 했다.

그 원인에 대해 명 교수는 "긴 수면시간과 인지장애의 관련성에 대한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잠을 오래 자면 염증 관련 생체지표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뇌에서 염증반응을 촉진해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가 발병할 수 있다는 가설 등이 제기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명 교수는 "잠을 오래 자는 것은 인지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질병 때문이거나 단순히 인지장애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며 치매예방을 위해 적정수면시간을 중 상한 값을 1시간 정도 낮추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2월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서 발표한 나이에 따른 적정 수면시간은

  ▶ 어린이 : 9시간 ~ 11시간   ▶ 26세 ~ 64세의 성인인 경우 : 7시간 ~ 9시간   ▶ 65세 이상인 경우 : 7시간 ~ 8시간을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의 경우 적정수면시간 범위 중 하한 값을 1시간 정도  낮춰서, 기존에 초등학생의 경우 10~11시간 수면시간이었는데 이를 9~11시간으로 줄였다.

일반적으로 잠을 많이 자야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정상적인 긴 수면시간은 건강에 적신호일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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