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옵션 주문실수로 460억원의 손실을 입은 한맥투자증권이 사실상 파산했다. 한맥투자증권은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사실상 구제를 받는데 실패했다.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13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결제시한인 오후 4시 현재까지 결제대금 전액을 납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맥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200억원에 불과한 중소형 증권사다. 이번 주문실수에 따른 피해 규모가 460억원에 달하는 만큼 사실상 파산 상태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맥증권은 올해 마지막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지난 12일 지수옵션 시장에서 대형 주문실수 사고를 냈다.

한맥증권은 이날 오전 9시2분께 코스피200 12월물 콜옵션과 풋옵션 거래를 하면서 시장가격보다 훨씬 높거나 낮은 가격대에 주문을 넣었고, 그 결과 46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한맥증권은 즉각 한국거래소에 대한 구제신청 작업을 시작했지만 마감시한을 넘겨 구제에 실패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13일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한맥증권이 구제 요청을 했지만 거래 상대방의 동의를 얻은 게 없다"며 "야간시장이 개장되기 전인 오후 3시30분까지 신청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맥증권이 밝힌 손실액수가 460억원인데, 이미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사실상 구제가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이날 지수옵션 거래사고로 결제불이행 위험에 노출된 한맥증권에 대해 매매거래정지 및 채무인수중단 조치를 취했다.

이와 함께 결제적립금 570억6000만원을 긴급유동성 지원 차원에서 공급했다.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함께 상황을 파악한 후 한맥증권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증권사들이 공동 적립한 손해배상 공공기금이 투입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한맥증권이 코스콤의 실수로 구제신청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분쟁이 예상된다.

한맥증권 측에 따르면 회사 측은 12일 오전 사고 이후 수작업 방식으로 구제신청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거래 체결 건수가 3만7902건으로 많아 수작업 입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코스콤이 일괄 전산작업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고, 전산작업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서 결국 마감시한을 넘겼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코스콤측은 "한맥증권의 구제신청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실수도 하지 않았다"며 "코스콤의 업무실수로 구제신청에 실패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코스콤 관계자는 "한맥증권은 12일 낮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 코스콤에 (입력해야 할) 사고건수가 너무 많으니 일괄처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상황이 심각해 최대한 돕기 위해 노력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아마 한맥 직원이 실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스템 오류라기보다 변수 입력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된 우신선물을 모태로 하는 한맥증권은 1998년 한맥선물로 상호를 변경한 후 선물거래 위주의 영업을 해왔다. 2009년 한맥투자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한 후 주식위탁매매, 채권금융, 신용융자 등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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