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소환되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
[김홍배 기자]정유라 이대 입학 비리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이화여자대학교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9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대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총장으로부터 또는 윗선으로부터 어떤 지시나 청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남궁곤 전 처장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새누리당 엄용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하지만 김 처장의 증언과 달리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김경숙(62)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원장에게 정유라(21)씨의 이대 지원 계획을 알리며 잘 챙겨달라고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차관의 부탁은 정씨의 이대 입학에 청와대까지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더해질 수 있는 대목이어서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이화여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2014년 김 전 차관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 딸 정씨가 이대에 지원하니 잘 챙겨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당시 체육대학장이었던 김 전 학장에게 전달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전 차관의 이대 입시 개입 정황에 대해 "그런 정황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전 차관은 정씨의 이대 입학 개입 사실을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단계에서 시인했다가 특검 조사에서는 이를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 부탁을 받은 김 전 학장은 남궁곤(56) 전 입학처장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남궁 전 처장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 선발 때 정씨에게 특혜를 줘 합격시킨 것으로 특검팀은 보고 있다.

이대 비리가 김 전 차관 '부탁'→김 전 학장 '기획'→최경희(55) 전 총장 '승인'→남궁 전 처장·류철균 교수 등 '실행' 구도로 이뤄진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또 청와대 등의 '윗선'이 최순실씨의 부탁을 받고 김 전 차관에게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또 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6일 정씨 입학 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및 위증 등의 혐의로 남궁 전 입학처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남궁 처장의 영장 심사가 끝나고 나면 김 전 학장과 최 전 총장도 소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정 씨의 부정 입학이나 학점 특혜가 최 전 총장이 청와대 등과 교감한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특검 관계자는 "이대에 재정지원이 집중된 배경을 조사하고 있다"며 "윗선의 존재 여부는 최경희 전 총장을 조사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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