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블랙리스트 관련 의원들 질의에 “위증으로 특검에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러한 답변 태도에 김성태 위원장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역시 간단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를 꺾기 위해 나선 이는 더 간단치 않았다.
한 마디 답변을 받기 위해 같은 질문을 16번이나 집요하게 반복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다.
이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조윤선 장관을 상대로 “지금도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라며 첫 질문을 던졌다.
조 장관이 “특검에 가서 조사를 받은…”이라며 즉답을 회피하자, 이 의원이 바로 답변을 자르며 “조윤선 증인,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가, 아닌가요” 다시 물었다.
조 장관이 역시 “지금 특검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내용이…” “그런 문서가 있었다는 진술은 있었던 것으로…”라며 대답을 회피하자, 이 의원은 “조윤선 증인” “조윤선 증인”이라며 답변을 끊고 다시 원래의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나는 한 가지만 묻는다”고 말하고 집요하게 “블랙리스트가 있었느냐”는 한 질문만 반복했다.
조 장관은 “이미 말씀드렸듯이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목소리 톤을 점점 높이며 “조윤선 장관 문건으로 된 블랙리스트가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이 같은 대답을 되풀이 하자 고함을 치며 다시 똑같은 질문을 했다. 조 장관은 한숨을 쉬며 답변을 이어갔지만 이 의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아후 '한 놈만 팬다'는 식의 똑같은 질문이 반복됐다.
이에 당황한 조 장관의 답변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 장관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문서가 있다는 진술이 있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가 “예술인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다시 같은 질문을 하며 ‘예스 아니면 노’로 답하라고 다그치자 조 장관은“예술인들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동안 부인해오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