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9일 국회 국조특위 7차 청문회에서 오후에 출석한 조윤선 장관은 예상대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는 블랙리스트 관련 의원들 질의에 “위증으로 특검에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답변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러한 답변 태도에 김성태 위원장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역시 간단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를 꺾기 위해 나선 이는 더 간단치 않았다.

한 마디 답변을 받기 위해 같은 질문을 16번이나 집요하게 반복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다.

이 의원은 증인으로 나온 조윤선 장관을 상대로 “지금도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라며 첫 질문을 던졌다.

조 장관이 “특검에 가서 조사를 받은…”이라며 즉답을 회피하자, 이 의원이 바로 답변을 자르며 “조윤선 증인,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가, 아닌가요” 다시 물었다.

조 장관이 역시 “지금 특검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 내용이…” “그런 문서가 있었다는 진술은 있었던 것으로…”라며 대답을 회피하자, 이 의원은 “조윤선 증인” “조윤선 증인”이라며 답변을 끊고 다시 원래의 질문을 반복하는 것이 이어졌다.

이 의원은 “나는 한 가지만 묻는다”고 말하고 집요하게 “블랙리스트가 있었느냐”는 한 질문만 반복했다.

조 장관은 “이미 말씀드렸듯이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목소리 톤을 점점 높이며 “조윤선 장관 문건으로 된 블랙리스트가 있습니까 없습니까”라고 재차 물었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이 같은 대답을 되풀이 하자 고함을 치며 다시 똑같은 질문을 했다. 조 장관은 한숨을 쉬며 답변을 이어갔지만 이 의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아후 '한 놈만 팬다'는 식의 똑같은 질문이 반복됐다.

이에 당황한 조 장관의 답변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조 장관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문서가 있다는 진술이 있는 건 알고 있다”고 했다가 “예술인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다시 같은 질문을 하며 ‘예스 아니면 노’로 답하라고 다그치자 조 장관은“예술인들 지원을 배제하는 명단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동안 부인해오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존재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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