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7차 변론기일인 19일,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정 전 비서관뿐이었다.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고, 지난 5일 헌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검찰에 출석한 지난해 11월 14일, 이날을 마지막으로 안 전 비서관과 이 전 비서관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이다.

헌재 증언을 피하고자 잠적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들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기 위해 썼던 방식과 비슷하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증인으로 세월호 7시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핵심인물로 알려져 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의 청와대 출입 문제와 함께 각종 인사 개입 의혹을 받고 있으며, 특검은 '최씨와의 공유 이메일을 허가한 사람이 이 전 비서관'이라는 정호성 전 비서관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 전 비서관도 기밀 문건을 유출, 묵인한 혐의를 받은 공범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최씨와 청와대에서 회의를 열고 국정을 논의했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풀기 위해서는 이들의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1966년생으로 경기도 화성시 출신이다. 구로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한양대학교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박근혜가 국회의원이던 시절부터 보좌관을 지냈다. 2012년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이 전 비서관은 2013년 2월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 들어가며 청와대의 인사와 재무를 총괄하는 총무비서관을 맡았다.

18일 오마이뉴스는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힘이 셌다는 비서실장인 김기춘마저 인사위에서 이재만의 눈치를 봤다"며 김기춘이 이재만에게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묻고는 했다"고 증언한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전 비서관은 업무 상 청와대 관련문건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돕거나 묵인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전산 보안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 전 비서관의 개입 없이 청와대 외부로 자료가 유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1966년생으로 경북 경산시 출신이다. 진량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대학교에서 중문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헌재의 증인 출석요구를 피해 잠적 중이다.

안 전 비서관이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대구 달성구 의원이던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의 비서 겸 운전기사로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수하로 일하던 안 전 비서관은 1998년 4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박근혜의 운전기사 및 비서관으로 근무하며 입지를 다졌다.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안 전 비서관은 청와대 제2부속실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어서 박 대통령의 경우 필요가 없었지만, 박 대통령은 제2부속실을 존속시켰다. 존속은 하되 민원처리 기구로 전담시키겠다는 게 청와대 발표였다. 그러나 이 기구가 최순실을 청와대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보좌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이 드러났다.

안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과 항상 함께 다녀 '보디가드' '안 부장'이란 별칭으로 통했다. 청와대에 들어와서도 홍보수석실로 발령 나기까지는 박 대통령 출·퇴근 때마다 항상 동행했다고 한다.

"대장(박근혜)에게 말하면 청와대 수석 한 둘쯤 날리는 것은 일도 아냐"라는 그의 발언은 그가 박 대통령에게 얼마나 큰 신임을 얻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사생활을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를 찾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19일 누리꾼들은 "이재만-안봉근도 우병우처럼 현상 수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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