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22년 동안 톡톡 튀는 재치로 MBC 표준FM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이끌어온 DJ 최유라(50·사진)가 3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하차한다. MBC는 26일 "최유라가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면서 하차 소식을 알렸다.

1990년 '깊은 밤 짧은 얘기'로 라디오 DJ를 시작한 최유라는 '100분쇼'를 거쳐 1995년부터는 故 이종환, 전유성, 조영남 등과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며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국민 프로그램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1995년 출발한 '지금은 라디오 시대'는 매일 오후 4~6시 방송되는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이름을 줄여 '지라시'라고도 불린다. 청취자가 보낸 재밌는 사연을 소개하는 코너 '웃음이 묻어나는 편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변 이웃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고 후원하는 코너 '사랑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무작위로 휴대폰 번호 뒷자리를 추첨해 청취자에게 선물을 전하는 코너 '행복한 월요일' 등 청취자와 소통하는 콘셉트로 인기를 끌었다.

최유라는 이 프로의 '안방마님'이었다. 방송인 고(故) 이종환, 개그맨 전유성·박수홍 등 남성 진행자가 일곱 번 바뀌는 동안 최유라는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1990년 '깊은 밤 짧은 얘기'(MBC)로 라디오에 데뷔해 '지금은 라디오 시대'까지 30년 가까이 마이크를 잡았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듯한 그녀의 웃음소리는 청취자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20년간 택시를 몰아온 김성태(66)씨는 "종일 차에 앉아 라디오 듣는 택시기사에게 '지금은 라디오 시대'와 최유라는 벗 같은 존재"라며 아쉬워했다.

뛰어난 연기력과 편안한 진행으로 지난 2010년 MBC 라디오 골든마우스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최유라는 "지난 27년간 매일 두 시간씩 청취자 여러분과 울고 웃으며 그분들 삶과 함께했다"며 이어 "오랜 시간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하차 소감을 밝혔다.

MBC 노혁진 라디오국장은 "최유라는 MBC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본인이 지쳐 있어 안식년에 들어가지만, 적절한 시기에 좋은 프로그램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후임 DJ는 개그우먼 정선희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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