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외교부 대사 인사에도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유재경 주 미얀마 대사를 뽑는데 직접 면접을 보고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것이다

JTBC는 30일 특검이 최씨가 760억이 투입되는 정부의 미얀마 국제원조 사업에 참여해 이권을 챙기려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업은 정부가 미얀마에 컨벤션 센터를 무상으로 지어주는 이른바 ‘K타운 프로젝트’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이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은 이백순 당시 미얀마 대사가 경질되고, 유재경 현 미얀마 대사가 임명되는 데 최씨가 관여한 정황을 포착했다.

최씨가 새로운 미얀마 대사를 직접 물색하고 다녔고, 유재경 당시 삼성전기 글로벌마케팅실장을 추천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최씨는 지난해 3월 유 대사를 두세 차례 직접 만나 면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유 대사는 최씨와의 면담 두 달 뒤 대사에 임명됐다.

당시 삼성 임원인 유 대사가 임명되면서 언론에선 깜짝 발탁 등의 수식어가 붙으며 인사 배경이 주목된 바 있다.

SBS 역시 외교관 경력이 없는 대기업 임원이 대사로 임명된 건 외교부 인사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최씨가 유 대사를 뽑는 데 직접 면접을 보고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에 ‘삼성 아그레망’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아그레망이란 신임 대사를 파견할 때 상대국에 관례적으로 사전 동의를 받는 것을 말한다.

안종범 전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이 삼성 출신 임원을 미얀마 대사로 보내라고 지시한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특검에 진술했다.

특검은 최씨 측근 인사를 불러 조사한 결과 “최씨가 지난해 초 유 대사를 직접 만나 면접을 본 뒤 청와대에 추천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대사는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최씨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특검은 유 대사를 내일 오전 참고인으로 소환해 대사 임명 과정과 최씨의 미얀마 사업 의혹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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