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11일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에게 입학·학사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는 이화여대 최경희(55) 전 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팀은 11일 오후 "최 전 총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하기로 결정하고 접수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출범한 이래 한 피의자에게 2번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최 전 총장이 처음이다.지난달 25일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17일 만이다.

당시 법원은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전 총장은 김경숙(62·구속기소) 전 이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을 상대로 정씨에게 갖은 특혜를 줄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에 따르면 정씨는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버젓이 목에 걸고 면접에 참여했다. 규정상 어긋나는 일이었으며 이대는 면접 대상자 21명 중 유독 정유라에게만 소지품 지참을 허용했다.

이후 정씨는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받으면서 대학생활을 누렸다. 이 과정에 최 전 총장이 개입했다는 것이 특검팀의 판단이다.

최 전 총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과정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15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최씨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다", "정씨에게 특혜를 줄 것을 지시한 적이 없다", "정씨의 특혜 입학 과정을 모른다"고 진술한 바 있다.

특검팀은 최 전 총장의 진술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최 전 총장과 최씨 사이에 수십 통의 전화가 오간 사실도 확인한 상태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22일 최 전 총장에 대해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25일 이를 기각한 바 있다.

이후 특검팀은 김 전 학장 등을 소환 조사하며 보강 수사를 벌였다.

정씨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하는 과정에 연루된 이대 관계자들을 줄줄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현재까지 김 전 학장을 비롯해 류철균(51·필명 이인화) 교수, 이인성(54) 교수, 남궁곤(56) 전 이대 입학처장 등이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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