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청와대 민정비서관·민정수석비서관으로 권력의 중심에서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50) 전 수석이 18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피의자로 소환되면서 특검팀이 그의 범죄 혐의를 소명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등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수사 기한이 연장 안 될 경우를 고려해 우 전 수석을 이달 내에 기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강도 높은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에도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바 있다.

이석수(53)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 아들의 의경 배치·보임을 둘러싼 특혜 의혹, 가족회사 '정강'의 회삿돈 유용 의혹 등을 감찰한 이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특별수사팀이 구성됐다.

당시에도 우 전 수석은 검찰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서 혐의에 대한 법적 판단은 보류됐다.

이번 조사에선 기존 특별수사팀이 파헤친 혐의 외에 특검법상 명시된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주요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 우 전 수석이 검찰 내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만큼, 결국 '친정'을 향해 칼을 들이대야 하는 파견 검사들이 수사에 나서길 꺼린다는 특검팀 내부 분위기도 전해진 바 있다.

이에 특검팀은 검찰 출신 인사들이 아닌 변호사 출신 특별수사관들을 중심으로 수사팀을 꾸리고 관련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구성은 수사 상황 유출을 방지하겠다는 특검팀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그간 우 전 수석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부당 인사의 피해자인 문체부 관계자 3~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비리 행위를 제대로 감찰·예방하지 못했거나 방조·묵인한 의혹, 이와 관련한 이석수 전 감찰관의 내사를 방해한 의혹 등을 받아왔다.

그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 최씨의 국정·이권 개입을 모르기 어려운 자리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장모인 김장자(77) 삼남개발 회장과 최씨가 친분 있었던 점 등이 드러나면서 의혹은 짙어졌다.

하지만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우 전 수석이 특검팀에 결코 만만한 상대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 나와 "최씨를 알지 못한다. 언론에서 봤을 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14년 이른바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졌을 때 정씨의 부인 정도로 최씨를 알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그는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누구보다 수사의 생리를 잘 아는 우 전 수석이 위축되지 않고 노련한 진술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돼 특검팀이 어떻게 그의 논리를 무너뜨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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