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관광을 오는 15일부터 전면 금지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면세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많게는 중국 관광객이 현재 대비 60~70% 이상 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지만, 정착 면세점 업계에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3일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2일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온·오프라인 여행 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판매중단을 구두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개별적으로 티켓을 구매해 한국관광을 제외하고 중국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은 금지되면서 중국 유커 비중이 절대적인 면세점은 당장의 피해 마련보다 존폐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804만여명으로 이중 개별 여행객과 단체 관광객은 6대4의 비율을 이뤘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따진다면 여행사를 통한 방한 중국 관광객의 이중 60~70%다.

이 정도 수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경우 그동안에도 매출 감소에 허덕이던 면세점업계에는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3조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중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은 2조6000억원으로 80%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정부의 저가 단체관광 규제 방침에 따라 최근 늘어나고 있는 개별 여행객을 제외하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매출은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장충동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매출 1조4000억원 중 70~80%가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관광상품 규제가 베이징 일대에 한정된 것인지 중국 전체인지 등을 파악하면서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 업계 전체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사드 위기가 있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한 만큼 최근 늘어나고 있는 싼커 마케팅과 함께 일본, 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강화해 나가는 등 국적 다변화에 집중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나마 대형 면세점의 경우는 어느 정도 타격을 예상하며 버텨낼 수 있지만 지난해 오픈한 신규면세점의 경우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HDC신라면세점와 신세계DF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업체 모두 낮은 매출과 적자 운영 등으로 심각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 104억원, 영업적자 160억원을 기록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70~80억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해 상반기 17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하나투어의 자회사 SM면세점도 지난해 상반기 1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규면세점 모두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을 늘리며 올해 흑자 전환을 노렸지만 유커의 비중이 적게는 70% 많게는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유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대안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고객 국적 다변화 및 싼커들을 위한 '왕홍 마케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드 배치 발표 이후에도 유커들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애기가 많았지만 정작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났다"며 "현재 상황을 좋게만 볼 수는 없지만 놓여진 상황에 맞춰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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