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최순실씨의 관계를 밝혀줄 정황이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의료진'으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가 사용하던 차명폰의 통화목록에서 우병우 전 수석의 부인 이모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발견한 것.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6, 7차례에 걸쳐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하지만 박씨는 특검 조사에서 이 통화내역이 실제로는 최순실씨와 통화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 참고인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흥컨트리클럽 캐디의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7) 삼남개발 회장이 최씨 등 중요 손님을 초청해 골프를 칠 때 전담해 수행하는 캐디 A씨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회장 가족은 기흥컨트리클럽 지분 50%를 보유, 이 골프장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과 최씨의 관계를 밝혀내려면 먼저 장모인 김 회장과 최씨의 관계를 규명해야 한다고 보고 '2014년 골프 회동'의 성격 규명에 수사력을 모았다.

김 회장과 최씨가 기흥컨트리클럽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한때 최씨의 최측근이던 차은택씨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 그는 검찰과 특검 수사 과정에서 2014년 최씨와 김 회장, 자신 등이 기흥컨트리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쳤다고 진술했다.

당시는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직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한때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했던 최씨는 김 회장이 기흥컨트리클럽에 커피 원두를 대량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일련의 정황에 비춰볼 때 최씨와 김 회장의 관계가 우 전 수석의 민정수석 발탁의 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최씨와 김씨 관계에 주목해 이들의 만남을 가까이서 지켜봤을 가능성이 큰 전담 캐디를 조사하려 했지만 등록된 주소에 살지 않는 등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며 "수사 기간의 한계 등으로 끝내 접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전담 캐디' 관련 조사 내용 일체를 수사 기록에 첨부해 검찰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를 주축으로 한'우병우 전담팀'을 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이 캐디의 존재를 주시하면서 향후 본격적인 소재 파악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본은 이주까지는 특검팀이 넘긴 10만쪽 안팎의 방대한 수사 서류를 검토하고 나서 내주부터 본격적인 수사 계획을 수립하고 관계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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