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판 출석하는 최순실
[김홍배 기자]‘국정농단’ 당사자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13일 법정에서 "마음이 착잡하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40년 지기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에서 비롯된 국정농단 사태로 파면을 당하자 심란한 심경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씨는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자신과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질문할 기회를 얻어 "국정농단의 일당으로 여기 앉아 있는 게 국민들한테 죄송하고 마음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안고 갈 짐은 안고 가겠다"며 "제가 관여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했다.

최씨는 오늘 재판 내내 멍한 표정으로 피고인 석에 앉아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소식을 듣고는 대성통곡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일 오후 재판에서도 시종일관 착잡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최씨는 그러나 자신과 대통령의 억울함 만큼은 열정적으로 변호했다.

그는 김 전 차관에게 "사실대로 말했으면 좋겠다"며 "5대 스포츠 거점 사업이 사익을 위해 추진한 일이라고 몰고 가는데, 사실 체육개혁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더블루K도 그렇고 결과를 빼놓고 과정만 갖고 국정농단으로 몰고 가니까 전 억울한 부분이 있는 거고, 대통령도 그렇게 지시한 게 아닌데 더블루K에 몰아주려고 한 것처럼 되니까 그런(억울한)거고…"라며 "이야기할 기회도 없고 마음이 착잡해서 물어본다"고 말했다.

대통령도 자신처럼 억울하고 답답할 것이라는 취지이다.

박 전 대통령도 어제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해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을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하며 헌재의 결정에 사실상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파면 선고 당일 최씨 변호를 맡은 이경재 변호사가 "최씨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데에 끝없이 회오(잘못을 뉘우쳐 깨달음)하고, 형사재판에서 자신에게 부여되는 책임을 감수하고자 한다"며 "대통령과 국민께 거듭 사죄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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