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2월 실업률이 16년 만에 5%대를 돌파했다. 이렇게 많이 양상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8월 이후 처음이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35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만3000명 증가했다.

실업률도 전년동월대비 0.1%포인트(p) 상승한 5.0%를 나타내며 2월 기준으로 2001년 2월(5.1%) 이후 16년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졸업시즌을 맞아 졸업 후 취업활동에 뛰어들거나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청년층이 늘면서 실업률이 상승한 것이다.

정부는 아예 구직 전선에 뛰어들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는 것 보다는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취업자와 실업자가 동시에 늘어나고 있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을 안하는 것 보다는 일을 하려는 과정에서 실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청년층과 실직자들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로 유입되는 등 최근 늘어나는 일자리의 질을 따져보면 취업자 증가세는 반갑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 6만5천명 줄어든 이후 8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2월 건설업(14만5천명), 도소매업(6만8천명), 숙박음식업(5만8천명) 등에서 취업자가 대폭 증가했고, 자영업자, 특히 영세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계속 늘고 있다.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보다는 경기에 민감하거나 안정적이지 못한 일자리를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어난 것이다.

백웅기 한국개발연구원(KDI)수석이코노미스트는 "파트타임 일자리 등이 늘어나면 고용률 자체는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면서 "구조조정기에 있어서 일자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했는데 찾기 어려워지면 전체적으로 실업률 역시 올라가는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2월 실업자 역대 최대

2월 실업률이 5%대를 넘은 것은 외환위기 영향권인 2001년 2월(5.5%) 이후 처음이다.

30대 실업률이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올랐고, 60대는 0.9%포인트 상승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60대 이상 실업자수가 증가했고, 30대는 최근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경기가 좋지 않아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하는 상황이라 실업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15~29세 청년실업률은 1년 전에 비해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2월 청년실업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2.3%로 나타났다.

전체 취업자 수는 2578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37만1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감폭은 지난해 12월(28만9000명)과 올해 1월(24만3000명) 연이어 20만명대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30만명대로 복귀했다. 지난해 2월 취업자 증감폭이 22만3000명에 그쳤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는 8개월 연속 이어졌다. 2월 제조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2000명 줄어든 44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업은 구조조정 연관 업종의 고용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수출과 생산 회복 등으로 감소폭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취업자 수는 운수업(-3만4000명)과 농림어업(-1만명) 등에서도 감소했다. 다만 건설업(14만5000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7만5000명), 도소매 및 소매업(6만8000명) 등에서는 늘었다.

자영업자는 7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보다 21만3000명 늘어난 55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고용률은 59.1%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생산가능인구인 15~64세 고용률은 65.6%로 0.6%포인트 올랐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한 41.6%를 기록했다.

그러나 20대로 좁히면 고용률은 줄어들었다. 20대 고용률은 전년 동월 보다 0.5%포인트 하락한 56.5%를 기록했다. 각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감소한 것은 20대가 유일하다.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해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은 12.3%로 1년 전과 동일했다. 하지만 청년층은 24.1%로 전년 동월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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