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난생 처음 구치소 수감생활에 잘 적응하는 이가 있는 반면 적응에 애를 먹는 수감자도 있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이 그렇다.

“조 전 장관이 구치소 입소 후 곡기를 사실상 끊고 귤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 탓에 체중이 크게 줄어 언제 쓰러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구치소 관계자는 “본인이 구치소에 수감될 줄 전혀 예상 못했던 것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금 몇 시예요?” 조 전 장관이 구치소 입소 초기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서울구치소의 한 관계자는 “입소 초기에는 교도관에게 5분 간격으로 시간을 묻는 등 강박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특검 측도 다소 놀랐을 정도로 조 전 장관은 조사 초반 “문체부 블랙리스트는 ‘윗선’의 지시를 받고 했다”며 예상보다 혐의를 빠르게 인정했다고 한다. 심리적으로 체념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조 전 장관이 구치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최근에는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이자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접견 시간을 풀(full)로 채우면서 곁을 지키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치소 생활은 순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특검 관계자들 사이에서 장씨만큼 구치소 수감생활에 잘 적응한 인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꼽힌다. “재벌 출신으로 처음 해보는 경험일 텐데 의외로 구치소 수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게 전반적인 평이다.

한 관계자는 “웃지 못할 일이지만 이 부회장이 재벌이라서 그런지 주변에서 챙겨주는 분위기다. 덕분에 이 부회장의 구치소 생활은 순탄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식사 때가 되자 한 조사관이 이 부회장에게 “탕수육을 시켜주겠다”고 권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이 재벌 출신인 것을 배려(?)해 식사 메뉴가 아닌 좀더 비싼 요리를 제공하려 했던 것. 그러자 이 부회장은 “수감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니 자장면을 먹겠다”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한편 김종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여전히 '딸랑딸랑' 아부성 멘트로 수감생활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함께 수감 중인 김종전 문체부 차관은 특검 조사실 앞에서 대기 중인 이 부회장에게 다음과 같은 수감생활의 ‘팁(tip)’을 전하기도 했다. “회장님, 구치소에서 건강하게 버티려면 체력이 중요합니다. 500㎖ 패트병 두 병에 물을 담아서 들었다 내렸다 하며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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