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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전두환 회고록 】“朴, 대통령직 수행 무리…꿈 접으라 했다”
김승혜 기자  |  s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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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30  1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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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013년 7월 YTN 방송 화면캡쳐
[김승혜 기자]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권 도움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역량으로는 무리라는 판단에 대권의 꿈을 접으라는 뜻을 전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연합뉴스는 단독 입수한 ‘전두환 회고록 3권 황야에 서다’ 내용을 보도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2002년 2월 당시 이회창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을 탈당해 3개월 뒤 ‘한국미래연합’을 창당한 박근혜 의원은 대권 도전을 시사하며 전 전 대통령에게 지원을 부탁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은 내게 사람들을 보내 자신의 대권 의지를 내비치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해왔다”면서 “나는 생각 끝에 완곡하게 그런 뜻을 접으라는 말을 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박 의원이 지닌 여건과 능력으로는 무리한 욕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박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데는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봤고, 실패했을 경우 ‘아버지를 욕보이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그해 12월 19일에 실시된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의 이러한 모든 선의의 조치와 충고가 (박근혜 전 대통령) 고깝게 받아들여졌다면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태민, 박근혜 업고 많은 물의…10·26後 군부대 격리"

또 10·26 사건 직후 박정희 정권에서 각종 비행을 일삼았던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씨(1912~1994)를 전방 군부대에 격리 조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전 전 대통령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자금 9억5천만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이 돈 가운데 3억5천만원을 수사비에 보태달라며 돌려줬다고 증언했다.

10·26 이후 들어선 전두환 신군부가 최태민 씨를 수사한 사실은 이미 알려졌으나, 전 전 대통령이 이를 직접 밝히고 최태민씨를 전방 군부대 격리조치했다는 사실을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10·26 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애 근혜 양과 함께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을 주도해왔던 최태민씨를 상당 시간 전방의 군부대에 격리시켜놓았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최씨에 대해 "그때까지 (박)근혜 양을 등에 업고 많은 물의를 빚어낸 바 있고 그로 인해 생전의 박정희 대통령을 괴롭혀 온 사실은 이미 관계기관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최태민씨가 더 이상 박정희 대통령 유족의 주변을 맴돌며 비행을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격리를 시켰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처벌을 전제로 수사를 하지는 않았다"며 "최 씨 행적을 캐다 보면 박정희 대통령과 그 유족의 명예에 큰 손상을 입히게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의 이러한 조치가 근혜 양의 뜻에는 맞지 않았을지 모른다"며 "그 뒤 최태민씨의 작용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국봉사단 등의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시대 상황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캡쳐
"軍동원하고 싶지 않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수용한 이유에 대해 재임 중 군(軍)을 동원하는 일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 데다 직선제를 하더라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6월 민주항쟁은 서울대생 박종철 군 고문치사사건과 4·13 호헌조치, 연세대생 이한열 군 사망 사건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전국 38개 시·군에서 1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시위에 참여해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요구했었다.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당시 직선제 개헌에 반발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을 상대로 직선제를 받아들여야 하는 5가지 이유를 일일이 열거하며 설득했다고 썼다.

전 전 대통령은 첫 번째 이유로 "소요를 물리적으로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데 5공화국 출범 후 지금까지 한 번도 비상조치를 취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임기 중 군대를 동원하는 일을 끝까지 피하고 싶다. 그뿐만 아니라 비상조치를 취하게 되면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도 장애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두 번째 이유로 "직선제 개헌이 안 되면 선거를 거부하겠다는 야당의 위협이 현실화돼서 실제로 선거를 보이콧하게 되면 단일후보가 되고, 그렇게 해서 당선이 된들 불안한 집권이 된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로 야당이 의표를 찌르듯 현행 간선제를 기습적으로 수용하면서 선전전에 역이용하면 여론이 악화해서 여당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네 번째로는 설혹 현행 헌법으로 선거에 승리한다고 해도 곧바로 다시 개헌 요구가 불거질 것이고 그 결과로 개헌 정국이 지속하거나 새로운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면 국가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 전 대통령은 기술했다.

마지막으로 직선제로 해도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전 전 대통령은 회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예로 들어 직선제 선거에서도 여당이 승리할 수 있다고 당시 민정당 대표이자 여당 후보였던 노 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박 대통령은 3선 개헌을 강행한 뒤여서 인기가 없었던 반면, 김대중 후보는 돌풍을 일으키며 인기몰이를 했지만 직선제 선거에서 박 대통령이 100만표 이상 차이로 당선됐다. 노 대표는 박 대통령보다 얼굴도 잘생기고 말도 잘하고 정치에 때가 묻지 않아 신선하고 인상도 좋다"며 노 전 대통령의 결심을 촉구했다.

전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설득하는 한편, 개헌 촉구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한 양동작전에 돌입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19일 오전 10시30분 군 관계자들을 소집해 병력 출동을 지시했다. D-데이는 6월20일 오전 4시였다.

그는 "내 임기 중에는 어떤 위기가 닥쳐도 그것이 외부의 공격이 아닌 한 결코 군을 동원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국내 소요사태에 군을 동원하는 순간 5공화국의 명예는 그것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날의 출동명령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양동전술이었다. 올림픽 때문에 내가 군대를 동원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 상황을 극한으로 몰아가는 세력에게 경고를 보내는 동시에 망설이는 노 대표에게 파국에 이르기 전에 직선제를 조속히 수용하도록 결단하라고 촉구하는 뜻이었다. 일석이조를 노린 양면 동시공격이었다"고 고백했다.

전 전 대통령은 결국 6월 19일 오후 4시 병력 출동을 유보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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