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최순실(61)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적극 변호하고 나섰다

최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7차 공판에서 "제가 40년을 모셔왔지만 박 전 대통령은 그럴 분이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업들을 강탈해 사익을 추구했다면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겠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최씨는 "검찰이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삼각관계로 박 전 대통령이 제게 사익을 추구해주기 위해 기업을 강탈하고 (출연금을) 뺏었다는 데 사실이 아니다"며 "제가 기업에 한 사람도 아는 분이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헌 시계를 차고 다니고 신발도 낡은 신발이 아니면 갈아신지도 않는 사심없는 분"이라며 "기업들을 강탈해 사익을 추구하게 했다면 제가 이 자리에서 목숨을 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쓰라려하며 사죄하면서도 울분에 찬 모습을 보였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어떤 도움을 줬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몇십 년 세월을 다 얘기할 수 없고 저는 (대통령과의) 의리와 신의를 지키고 그분을 존경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어려움 겪을 때 항상 곁에 있었다고 했는데 맞느냐”는 질문에는 “검찰에선 계속 (경제)공동체 식으로 있지 않았느냐고 하는데 그건 생각의 차이”라고 반박했다.

최씨는 "제가 차은택씨나 고영태씨를 잘못 소개하고 플레이그라운드나 더블루케이를 잘못 만들었다"면서 "재단이 제대로 가게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사익으로 치우친데 대해 박 전 대통령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분이 감옥까지 간 것에 정말 죄송하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출연 부분은 그분들(기업들)이 정말 돕는 차원에서 도운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저를 주려고 강탈한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씨는 "제 재단이라고 하는데 저는 단 한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 없고 통장이나 돈을 건드려본 적 없다"며 "그 진실만큼은 재판에서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씨의 피고인 신문이 길어지면서 변호인 측 신문은 5월19일에 본격 진행하기로 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해 고영태씨 일당이 모의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최씨 변호인은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이 먹잇감이 됐냐"고 묻자, 최씨는 "(고씨 일당에게) 이용당했다"며 "김수현(전 고원기획 대표)과 류상영(전 더블루케이 부장)이 들어오면서 완전히 작전을 짜서 세상에 공포했다"고 답했다.

최씨는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고씨 지인) 이모씨가 정말 비선실세"라며 "내가 바보같이 박 전 대통령을 잘못 모셔 저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한데 죄책감을 많이 느껴 하루하루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나온 최씨는 검찰의 질문에 대부분 ‘모르겠다’거나 ‘사실과 다르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특히 검찰의 송곳 질문에 짜증을 내며 “이 부분은 더이상 말하기도 싫다”고 목소리를 높여 재판장이 연신 “신경질적으로 말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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