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김민호 기자]"홍 후보님. 수십 년 동안 그 당이 집권하면서 정경유착하고, 재벌들 뒷바라지하고, 경제 말아먹고, 비정규직 늘리고, 저임금·장시간 노동 강요하고, 이렇게 해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만들었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노동자 천대하면서 선거 때만 되면 귀족노조 타령하고 강성노조 타령하고 색깔론 타령한다. 그렇게 살지 마시라."

‘심크러시’ 심상정 후보가 ‘홍트럼프’ 홍준표에게 던진 돌직구였다.

28일 열린 19대 대선 5차 TV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강성귀족노조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다각도로 공박했다. 홍 후보는 특유의 임기응변으로 다른 후보들과의 논쟁에서는 밀리지 않았지만 심 후보의 ‘팩트폭행’ 앞에서는 결국 “토론 태도가 왜 그러냐”며 ‘태도’를 문제삼아야 했다.

심 후보는 홍 후보와의 첫번째 상호토론에서부터 “홍 후보와 말을 섞지 않으려고 했는데, 토론의 룰은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해서, 또 우리 홍 후보님이 너무 악선동을 하셔서 오늘은 토론에 임하려고 한다”며 선공을 가했다.

심 후보는 “서민들을 위해 담뱃세를 인하하고, 유류세를 절반으로 인하하겠다. 동의하시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 “담뱃세는 누가 인상했나? 그 당에서 인상했다. 담뱃세 인하 이야기하기 전에 사과하라”고 쏘아붙였다. 심 후보는 “서민의 주머니를 털어 대기업의 곳간을 채워주고, 감세를 얘기할 자격이 되느냐. 포플리즘 공약은 그만두라”고 몰아붙이자 홍 후보는 “모든 게 배배 꼬여가지고”라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두 후보는 이른바 홍 후보가 이날도 들고 나온 '강성 귀족 노조' 논란에 대해서도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심 후보는 "홍 후보는 주적이 노조인가"라며 "홍 후보처럼 '강한 노조 때문에 망했다'고 한다면 우리보다 노조가 강한 독일이나 스웨덴은 진작에 망했어야 한다. 노조가 강한 독일, 프랑스는 경제 위기에도 튼튼하게 버티고 복지국가가 됐다. 무슨 궤변이냐"라고 일갈했다. 

홍 후보가 "궤변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심 후보는 "궤변이 아니면 뭔가? 가짜뉴스냐"라고 계속해서 더 몰아붙였다. 홍 후보는 "말을 왜 그렇게 하느냐"며 "그런 억지 토론은 적절하지 않다"고 항의했다. 심 후보는 그러나 이어서 "지난 TV 토론 때 '일부 노조원들이 도지사랑 연봉을 비슷하게 받는다'고 분통을 터뜨리던데 육체 노동자들은 잔업 특근하고 도지사보다 많이 받으면 안 되나? '감히 노동자가(도지사만큼 받는다)' 이런 노동자 천시 인식 아니냐"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심 후보는 또 “도지사보다 월급 많이 받는 노조원들이 있다”는 홍 후보의 이전 발언에 “노동자가 잔업하고 일요일도 없이 일하는데 월급 더 받으면 안 되냐. 노동자 천시인식 갖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비판의 고삐를 바짝 죄었다.

심 후보는 “쌍용차 노동자가 정리해고돼서 사택 쫓겨나 취직할 데 없고 수십명이 유서쓸 힘도 없이 죽어갔다. 대기업 노동자도 파리목숨이다. 까딱하면 낭떠러지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잔업하고 특근하는 것”이라며 “홍 후보는 수십년 그 당이 집권하며 정경유착으로 재벌 뒷바라지해 경제 말아먹고 비정규직 늘리고 장시간 노동 강요해서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만들었으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팩트폭행에 내내 밀리던 홍 후보는 심 후보의 발언시간이 모두 소진되자 “토론 태도가 왜 그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쌍용차 정리해고는 법에 따라 정리해고된 거다. 통진당이 같이 정리해고법 국회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그러면 그 법 따라야지 왜 자꾸 들먹이냐”며 반격했다. 발언시간을 다 쓴 심 후보는 “지금 말한 거, 사실관계 책임져야 한다”고 짧게 말하며 홍 후보에게 엄중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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