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감독과 김은숙 작가 / 사진=JTBC 화면 캡처
[김승혜 기자]'아가씨'의 박찬욱 감독과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 최고의 작가들이 백상의 대상을 나란히 수상했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와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는 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제53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TV 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거머쥐었다.

영화부문은 이장호 감독, 권칠인 감독, 김봉석 영화평론가, 서우식 컨텐츠W 대표, 심재명 명필름 대표, 이동진 영화평론가, 최건용 극동대학교 교수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섰다. 

박 감독은 무대에 올라 "들러리 세우는 줄 알았다"고 농담을 건넨 뒤 "'아가씨'이니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겠다. 성별, 성 정체성, 혹은 성적 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들 수 있는 후보를 (5·9 대선) 투표할 때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개봉한 '아가씨'는 억압받은 두 여성의 연대와 전복을 '레즈비언 멜로'로 표현해 관객과 평단의 만장일치 극찬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며 지난해 최고 아시아 영화로 평가받았다.

김은숙 작가는 인기리에 방송된 tvN '도깨비'를 통해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를 유쾌하고도 환상적으로 그려내며 필력을 과시해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인연과 운명을 이야기하는 기발하고도 깊이 있는 이야기, 센스 넘치는 대사를 선보이며 히트 드라마 제조기로 저력을 발휘했다.

무대에 오른 김 작가는 배우와 연출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까 했다" "상의 무게를 견디면서 다른 꿈을 꾸는 작가가 되어보겠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도깨비'는 공유의 최우수 연기상까지 2관왕을 차지하며 이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케이블 채널 tvN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방송한 '도깨비'는 케이블 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인 20.5%를 기록하며 방송 역사를 새로 썼다. 기존에 대중이 알고 있던 도깨비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 상상력과 기발한 설정, 또 스타일리쉬한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어모았다.

한편 영화 부문 작품상은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감독상은 '밀정'의 김지운 감독이 받았다. 최우수연기상은 송강호('밀정')와 손예진('덕혜옹주')가 나눠가졌다. 공교롭게도 근현대를 연기한 두 배우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송강호는 "오늘은 사실 한지민과 엄태구가 수상하길 바랐는데 두 분을 대표해서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밀정'이라는 영화 배경이 우리 민족이 가장 아프고 고통스러웠던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예나 지금이나 그런 어두운 시간들 속에서 수많은 위정자들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본인의 안위를 뒤로하고 민족과 조국과 백성, 국민을 위했던 수많은 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분들의 숭고함에 감사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손예진은 눈물을 보였다. 그는 "1부 마지막 많은 연기자를 꿈꾸고 연기하는 많은 분들의 모습을 보고 울컥했다고 한다"며 "나도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덕혜옹주'는 여러가지 의미가 큰 작품이었다. '덕혜옹주라는 역할이 가진 무게도 너무 컸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야 한다는 부담과 책임이 아주 컸던 작품"이라며 "그래서 외롭기도 했고 부담을 많이 가졌지만, 많은 스탭들과 허준호 감독님, 박해일, 라미란, 정상훈 등 진심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가족이었고 소중한 동료였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은 '디어 마이 프렌즈', 교양 작품상은 '썰전', 예능 작품상은 '미운 우리 새끼'가 받았다. 연출상은 '낭만 닥터 김사부'의 유인식 PD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연기상은 공유('도깨비')와 서현진('또 오해영')이 차지했고, 예능상은 박나래('나 혼자 산다')와 양세형('양세형의 숏터뷰')이 거머쥐었다.

또 지난해 우리 곁을 떠난 배우 김영애에게는 공로상 주어졌다.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가나다 순)

영화 부문 ▲대상='아가씨'(박찬욱) ▲작품상='곡성'(나홍진) ▲감독상=김지운('밀정')▲최우수연기상=송강호('밀정') 손예진('덕혜옹주') ▲조연상=김소진('더 킹') 김의성('부산행') ▲신인감독상=연상호('부산행') ▲시나리오상=윤가은('우리들') ▲신인배우상=류준열('더 킹') 이상희('연애담') ▲공로상=김영애

TV 부문 ▲대상='도깨비'(김은숙) ▲드라마작품상='디어 마이 프렌즈'(노희경) ▲교양작품상='썰전'(김은정) ▲예능작품상='미운 우리 새끼'(곽승영) ▲연출상='낭만 닥터 김사부'(유인식) ▲최우수연기상=공유('도깨비') 서현진('또 오해영') ▲예능상=박나래('나 혼자 산다') 양세형('양세형의 숏터뷰') ▲극본상=노희경('디어 마이 프렌즈') ▲신인배우상=김민석('닥터스') 이세영('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