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비선 진료' 김영재(57)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 48)가 안종범씨(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58) 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뇌물죄'재판에서 증인으로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12일 안 전 수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재판을 열고 박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박대표는 남편 김 원장과 함께 안 전 수석에게 현금과 무료 성형시술 등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자백한 상태다.

박대표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수석에게 뇌물을 건넨 경위, 당시 상황 등에 대한 증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뇌물 '공여자'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박 대표가 의료기기업체 사업 해외진출에 도움을 받기 위해 안 전 수석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보고 구체적인 전달 경위를 추궁할 계획입니다.

안 전 수석은 최순실 씨와 공모해 대기업들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압력을 가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던 중 김 원장 부부로부터 4천9백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특검은 앞선 재판에서 안 전 수석의 통화 녹취록을 통해 두 사람이 식사 약속을 잡으면서 고가의 선물을 언급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안 전 수석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스카프나 가방, 성형시술 등을 일부 받은 것은 인정하나 대가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날 박대표가 준 금품의 대가성 여부를 놓고 특검과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은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박대표신문을 마치면  박대표의  친동생 박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법원은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의 삼성 특혜 지원에 대한 재판 심리에도 박차를 가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이날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13차 공판을 열고 지난해 11월 최씨의 딸 정유라씨(21)와 함께 독일로 전지 훈련을 갔다가 최씨와 다툰 후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알려진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과 김종찬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증인으로 부른다. 이들은 정씨 승마 훈련 지원에 대한 정황을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홍 전 감독은 지난 2015년 10월 승마 유망주 훈련을 맡아 독일로 파견됐다가 정유라만을 위한 단독 지원에 불만을 품고 갑작스럽게 귀국했다. 그는 검찰 및 특검 조사에서 삼성의 승마지원이 정유라 혼자를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박 전 감독이 독일 현지에서 최 씨 모녀를 도와 승마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사실에 근거해 정유라의 승마훈련과 삼성의 승마지원 과정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은 박 전 감독이 귀국 후 한국마사회 측의 겸임 규정으로 사표 제출을 요구받은 것이 청와대·최순실·삼성의 압력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박 전 감독의 사퇴에 삼성 출신 현명관 전 한국마사회 회장이 연관된 것으로 보고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박 전 감독의 독일 파견 배경을 앞세워 특검의 주장을 반박할 예정이다. 여기에 반대신문을 통해 해당 지원이 정유라만을 위한 단독 지원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할 전략이다. 

 
실제 변호인단은 앞선 공판에서 "삼성은 담당코치와 함께 장애물과 마장마술 선수를 선발해 훈련시키고 아시안게임과 세계승마대회에 출전시키려 했다"고 수 차례 항변한 바 있다.

 
정유라 혼자만을 위한 지원이었다면 박 전 감독을 파견할 이유가 없었고, 박 전 감독이 반발해 귀국한 것도 최 씨의 강요와 협박에 의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최순실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삼성을 연결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전무는 박 전 전무와 오랜시간 함께 일했던 만큼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의 영향력을 인지한 시점과 삼성의 대가성 승마지원 등을 확인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은 김 전 전무가 사실상 정유라 지원 방안인 '승마협회 중장기 로드맵' 계획안을 주도했던 점을 강조하면서 삼성은 정유라만을 위한 지원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계획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승마지원의 핵심인물인 박원오 전 전무가 증인신문에 불출석하면서 이번 증인신문도 결정적 증거 없이 허무하게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차례의 공판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특검이 제시한 혐의를 입증한 구체적인 증거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3회 강행군으로 공판기일이 진행되고 있지만 남는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빈껍데기  공판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특검은 입증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도 함께 진행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 등의 12차 공판을 열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불러 속행 공판도 열다.
공판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부장 장모씨, 출판산업진흥본부장 민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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