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피우진 보훈처장 발탁은 공약한 '남녀 동수 내각'을 위한 첫 걸음으로 '신의 한수'라는 평가다.

세월호 다큐와 국정원 댓글 수사로 이름을 알린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문재인 정부의 신임 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 중령과 관련 "현대판 아마조네스"라고 극찬한 것도 그런 이유다.

17일 자로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신임 보훈처장 피우진 중령을 검색해봤다"며 "유방암으로 왼쪽 가슴을 절제하게 되자 '헬기 조종에 방해가 된다'며 멀쩡한 오른쪽 가슴마저 잘라낸 독한 군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자로는 "현대판 아마조네스가 우리나라에 있었다"고 평가했다.

피 신임 보훈처장은 우리나라 최초 여성 헬기 조종사 출신이다. 1979년 여군사관후보생으로 임관한 피 처장은 1981년 12월 동료 2명과 함께 첫 비행을 했다. 그는 육군 특전사령부, 육군 205항공대대, 육군항공학교 등에서 복무했다.
 
피 처장은 2002년 유방암으로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다. 병마를 이겨내고 복직했지만 2005년 9월 공중근무 자격이 해임되고 전역 명령을 받았다. 그해 정례 신체검사에서 유방암 절제 수술을 받은 병력 때문에 심신장애 2급 판정을 받고 군 인사법 시행규칙에 따라 퇴역 처분을 받은 것이다. 당시 피 처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하늘을 훨훨 날던 새의 날개가 꺾여버린 꼴"이라고 자신의 처지를 표현했다.

당시 피 처장은 "근무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 퇴역 처분은 부당하다"며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현역으로 복무하는 데 장애 사유가 없는데도 강제전역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며 피 처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의 끈질긴 문제 제기로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국방부는 군 인사법 시행규칙의 심신장애인 강제 전역 규정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또 당시 여야 국회의원들이 함께 구명 운동을 벌인 일화도 유명하다.

2008년 5월에 복직한 피 처장은 약 1년 4개월 동안 육군항공학교에서 교리발전처장으로 복무하고 2009년 9월 예편했다. 이후 2010년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하며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2015년부터는 더불어민주당 국방안보위원회 소속 '젊은 여군 포럼' 대표로 활동했다. 이 모임은 군대 내 성폭력·인권 등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한편 피우진 보훈처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조현옥 인사수석의 공식 인선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네 불러야죠. 애국가도 씩씩히 부르고”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피 처장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는 “있지 않다”며 “아마 여성 30% 입각 원칙에 따라 발탁한 걸로 알고 있다. 제가 군 출신이면서 보훈가족이고 상이군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명예로운 군인이다", "대단하다. 자신의 신념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굉장한 사례", "정말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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