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이제부터는 내가 역사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도 이루지 못했던 시즌 20골을 넘어섰다. 멀티골을 터뜨리며 시즌 21골(리그 14골)을 기록했고,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6-1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차범근이 1985~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세운 시즌 19골을 31년 만에 넘어섰다.

또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또 다른 '전설' 박지성의 기록도 깼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스 파크 레인저스를 거치며 무려 8시즌 동안 EPL 무대를 누볐고, 통산 27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손흥민이 통산 28번째와 29번째 득점에 성공하면서, 박지성의 기록은 뒤로 밀리게 됐다. 손흥민은 EPL 입성 두 시즌 만에 박지성의 기록을 넘어서며,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재능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손흥민은 전반 25분 도움을 기록하며 이날 경기 첫 공격 포인트를 작성했다. 오프사이드를 절묘하게 피하며 상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골키퍼와 다시 한 번 마주 섰고, 이번에는 직접 슛을 노리기보다 정면에서 쇄도하는 케인에게 기회를 내줬다. 케인은 골문 쪽으로 달려들며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1-0을 만들었다. 지난달 8일 왓포드전 이후 약 1개월 10일 만에 나온 도움이었다. 손흥민은 이로써 시즌 6호, 리그 5호 도움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전반 36분 드디어 자신의 시즌 20호 골을 만들어냈다.

알리가 페널티 지역 안으로 재치 있게 띄워준 공을 그대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상대 골문을 갈랐다. 손가락으로 ‘20’을 만들어 보인 손흥민은 활짝 웃으며 골 세리머니를 펼쳤고 중계 카메라에 입을 맞추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팀이 3-1로 앞선 후반 26분에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묵직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이날 손흥민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EPL에서, 그것도 우승을 다투는 팀에서 한 시즌 21골을 넣었다. 데니스 베르캄프(은퇴), 티에리 앙리(은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만 가능하다던 단일 시즌 EPL 이달의 선수상 2회 수상까지 했다.

토트넘은 21일 헐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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