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가수 김장훈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모 시민문화제 무대에서 욕설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지만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김장훈이 20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민문화제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자마자 이날 경찰과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었던 일을 소개하며 비속어를 섞은 욕설을 뱉은 것.

그는 "안녕하세요, 김장훈입니다. 제가 지금 얼굴이 맛이 갔죠. 밑에서 한 따까리 했습니다. 경찰이랑"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서로 잘못이 있겠으나 제 입장에서는 좀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XX'이라고 했거든요. 경찰은 공인이 욕을 하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시비) 동영상이 트위터에 돌아다닐 건데, 욕을 한 것에 대해 잘못한 것을 모르겠다. 저는 너무 솔직해서 이런 상황에서는 노래를 못한다. 시시비비는 여러분이 판단해달라"라며 "일단은 노래를 한 곡 할 텐데, XX 진짜" 라고 했다.

그는 "아, X새끼들 진짜. 오늘 좋은 날인데 왜 그러지. '기부천사'가 욕을 하니깐 싸~하죠"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또 "일단 첫 곡을 '사노라면' 할 텐데 역사상 가장 한 맺힌 '사노라면'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차를 했고, 이상한 데 댔다고 빼라고 했다"면서 "저는 숨는 성격이 아니라 경찰이 소리 질러서 알았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사랑 내곁에'를 부르던 중간에 "나 이런 사람이야, X"라고도 했다.

그는 공연말미에 "노무현 (전) 대통령께 죄송합니다. 이렇게 좋은 날인데 문앞에서 깽판을 쳐서 죄송하고"라고 사과하했다.

이어 "한번도 뵌 적도 없고 그 당시 (정치에) 관심도 없었는데 한 인간 때문에 내가 이렇게 가슴아플 수가 있을까, 화가 날 수 있을까. 그때 참담함과 충격이 오랫동안 말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제 가슴에 있었다"며 "올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는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노래 한자락 해야겠다 싶어서 왔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날 시민문화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가운데 새 정부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담아 마련됐다.

오후 9시 기준 1만5천여명이 모인 가운데 김장훈이 욕설을 뱉어내자 분위기는 일순간 어색해졌다. 곳곳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김장훈은 21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 공연무대에서 제가 했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가 잘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좋은 마음으로 오셨던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사죄드린다"면서 "저 또한 그런 마음으로 추모무대에 올랐는데 저도 전혀 예기치 못한 불상사가 생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그런 저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이날 김장훈이 무대에서 욕설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족과 함께 있던 어린아이들도 있던데, 아무리 상황이 그랬다 해도 욕설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무례한 행동과 언사에 대해서 사과하세요", "이유가 뭐든 욕설할 자리는 아니지 않나"라고 비난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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