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 상수동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당내 경선과 대선 본선을 위한 초기 캠프 ‘광흥창팀’의 탄생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을 준비하면서 여의도 금강빌딩에 만들었던 ‘금강팀’과 비슷한 성격이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상수동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대선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가리키는 말.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이 산파 역할을 했는데, 양 전 비서관은 여의도와 가까운 마포 일대를 걸어 다니면서 지하철역과 가까우면서 임차료가 저렴한 사무실을 물색했다고 한다.

멤버는 2012년부터 문 대통령 대선을 준비했던 양정철 전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등 친문(친문재인) 측근 그룹에 임종석 전 의원 등 ‘새 피’가 수혈돼 13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문 대통령 대선 프로젝트의 출발부터 함께했다는 점에서 직함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문재인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당내에서는 ‘광흥창 13인’으로 불린다.

이 팀에는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윤건영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등 문 대통령 측근 그룹을 주축으로 임종석 전 의원 등이 가세했는데, 지난해 연말 안희정 충남지사 경선캠프로 가면서 광흥창팀에서 빠진 윤 전 대변인을 제외한 14명을 정치권에서는 '광흥창팀', '상수동팀'으로 불렸다고 한다

▲ 임종석 비서실장
그런데 이들 광흥창팀 멤버들이 최근 청와대에 속속 입성하고 있어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인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제1부속비서관에 임명된 송인배 전 선대위 일정총괄팀장, 국정상황실장에 임명된 윤건영 전 선대위 상황실 부실장, 연설비서관에 임명된 신동호 전 선대위 메시지팀장이 모두 광흥창팀 멤버들이라고.

이들이 맡게 될 자리도 비서관급 보직 중에서도 요직임. 제1부속비서관은 대통령의 일정을 관리해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고, 국정상황실장은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맡는 자리이며, 대통령 연설문을 담당하는 연설비서관은 수시로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다.

무비서관에 임명된 한병도 전 의원과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국정기록비서관에 임명된 조용우 전 선대위 공보실장도 광흥창팀 일원이라고. 조한기 전 선대위SNS부본부장은 의전비서관에 임명됐고, 이진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사회수석실 비서관에 내정된 상황이고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대선 출정식을 기획한 탁현민 성공회대 전 교수는 행사기획비서관 후보로 거론 중이라고.

이들이 모두 임명장을 받으면 광흥창팀 14명 중 9명이 청와대에 입성, 비서실장 휘하에 있는 비서관급 26자리 중 8자리를 광흥창팀이 차지하게 되는 셈이다.

한편 아직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안영배 전 국정홍보처장 등 나머지 멤버들도 청와대 등에 기용될 것으로 보여 광흥창팀이 사실상 청와대로 옮겨가는 양상인데, 다만 산파역을 담당했던 양정철 전 비서관은 대통령 곁에 있지 않겠다면서 '퇴장'을 선언해 다른 광흥창팀 멤버들과는 다른 길을 가게 된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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