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KT가 아파트 주거 환경에 자사 인공지능(AI) 서비스 '기가지니'와 홈 IoT 기술을 접목, 세계 최초의 AI 아파트를 선보였다.

7월 부산 영도 롯데캐슬 아파트 분양을 시작으로 연내 5만 세대까지 적용 단지를 확보, 내년에는 추가로 15만 세대를 확보해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서비스도 빅데이터를 활용, 화자를 구별하고 개인에게 맞충형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람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진화할 전망이다. 한마디로 집안에 나만의 비서를 두는 것이다.

지난 14일 기자가 오후 부산 영도구에 입주 예정인 '롯데캐슬'을 방문했을 때는 한참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 아파트는 KT 에스테이트가 처음으로 시행한 기가지니 아파트다. 오는 8월30일 입주를 시작하며, 381세대 전체에 기가지니 서비스가 탑재됐다.

기가지니 아파트는 음성명령만으로 홈 IoT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성'이 특징이다.

기존 홈 IoT와 차별적인 부분은 기가지니를 이용한 음성명령으로 엘리베이터·입출차·택배알림·관리자·방문자 알림 등 아파트 단지 공용서비스, 냉난방제어·조명·가스·문열림 감지 등 각 세대별 빌트인 시스템, 냉장고·에어컨·세탁기·공기청정기·오븐·플러그 등의 IoT 가전기기가 KT의 기가지니 아파트 플랫폼에 연동해 음성과 스마트폰 앱으로 조회·제어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찌니야, 1층 내려가게 엘리베이터 불러도!"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예전 아파트에선 복도에 나가 버튼을 눌러 엘리베이터를 불러야 했다. 그마저도 상황이 맞지 않으면 기다리는 시간만 수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는 집에서 '음성'만으로 자신의 동선에 맞게 엘리베이터를 부를 수 있다.

엘리베이터 뿐 만이 아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다음 자신이 없는 동안의 집 상태가 궁금하다. 누가 다녀 갔는지, 택배가 오지는 않았는지도 알고 싶다면 "찌니야. 우리집 상태 우땠노"라고 묻자 TV에 '우리 집 상태 정보 화면'이 뜬다.

오늘 다녀간 방문자 이력(사진 캡쳐)를 통해 이웃이 방문했다 돌아간 걸 알게 됐다. 아울러 외출해 있는 동안 택배가 와 있다는 사실도 인지할 수 있었다.

 
"내 없는 동안 뭔 일 있었노?"

외출 시 "지니야, 방범모드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집안의 문열림 감지와 모션 감지가 실행되고 외부에서 모바일을 통해 외부 침입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집에 돌아와서 "지니야, 아파트 방문자 있었어?"라고 물어보자 최근 7일간 우리 집의 초인종을 누른 사람들의 얼굴을 보여줬다. 효율적인 집안 에너지 관리도 가능하다. 전기, 가스, 수도 사용량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번 달 예상 사용량과 전월 대비 사용량을 볼 수 있다.

현재는 "지니야, 에어컨 좀 켜줘"처럼 이용자가 구체적인 명령을 해야한다. 하반기에는 AI 성능이 개선, 기가지니와 이용자가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사용자가 "지니야, 덥다"라고 말하면 기가지니가 "에어컨을 켜드릴까요?"라고 묻는 방식의 서비스가 구현된다는 것이다. 또한 발화자를 구분할 수 있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도 함께 제공될 전망이다.

내년에는 기가지니가 능동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KT는 기대한다. 기가지니가 먼저 "전기요금이 곧 누진제 구간에 도달하는데, 에어컨을 잠깐 끌까요?"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니야 더워"

KT는 이번에 구축한 첫 '기가지니' 아파트의 지역적 특성도 고려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억양이 강한 사투리를 인공지능이 알아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가령 "찌니야, 에어컨 켜도"나 "우리집 전기 을매나 썼노" 등의 사투리 명령어 인식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지금은 '지니야 온도 23도로 내려줘'등의 일방적 명령어만 인식되는 수준이지만 하반기에는 '지니야, 더워'라고 하면 '에어컨 켜 드릴까요?'라고 물어보는 등 주고받는 대화형 서비스를 선보이다"며 "가족 목소리를 알아 들어 그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구현된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소비 역시 다른집 패턴을 분석해 사용량을 권고하는 수준까지 확장될 예정"이라며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T는 15만 가구 이상의 실생활 빅데이터가 쌓여야 진화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현재 대림, 한화, 롯데 등 10여개 업체들과 사업 제휴를 맺고 있으며 올해 중 5만 세대, 내년까지 20만 세대에 기가지니 솔루션을 적용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날 만난 임미숙 AI 서비스 담당 상무는 "기술 자체 개발이 어렵지 않지만 데이터가 얼마나 쌓이느냐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며 "충분한 빅데이터가 쌓이게 되면 각 개인별, 세대별, 단지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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