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하기 전 수많은 승객과 승무원들이 들었다는 '쿵'소리의 실체는 뭘까.

침몰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사고 발생 15일, 사망자가 200명을 넘어선 현재까지도 정확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 '세월호' 좌초
전문가 자문단이 갓 결성됐고,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사고원인은 선체를 인양해 봐야 알 수 있지만 워낙 대형 참사인데다 사고 당시 정황이 속속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쿵'소리에 대한 분석도 몇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시되는 주장은 '화물 충돌설'. 배가 방향을 틀어야 하는 변침(變針) 구간에서 과잉회전하는 바람에 선미 화물들이 한쪽으로 급속히 쏠리면서 충돌음을 냈고, 화물 쏠림으로 배가 중심을 잃고 결국 침수 후 침몰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조타기가 고장 등으로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배가 급격히 기울어 표류하게 됐고, 증축 등으로 배의 복원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화물마저 무리하게 실린 점, 설상가상 과적 화물이 제대로 고박(동여매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되지 않은 점 등이 함께 부각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변침에 의한 화물 쏠림을 침몰의 한 요인으로 보고는 있지만, 단정은 하지 않고 있다. 화물 적재 문제와 조타기 고장, 변침 과정 등을 주시하며 관련 업체나 관계자들을 수사대상에 올려놓고 있지만, 예단은 역시 경계하고 있다.

화물 충돌설과 더불어 제기되고 있는 게 '강한 조류설'.

과적 등으로 가뜩이나 배의 균형이 무너졌고, 건조된 지 20년이나 된 노후 선박이물살이 강하기로 소문난 맹골수도에서 역류하는 조류를 넘어서기 위해 과속으로 운항하던 중 옆 쪽에서 들이 닥친 또 다른 조류와 부딪히면서 난 소리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년 가량 외항선장으로 근무한 최모 선장은 "맹골수도에서 물살을 뚫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조류가 배 옆구리를 들이받았을 개연성이 높다"며 "'쿵'소리도 파도에 받쳐서 났을 수 있고, 조타기도 물살을 이기지 못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임모씨는 "과거 기관실에서 근무할 당시 밀물과 썰물이 일으키는 삼각파도를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긴 뒤 하선했는데 세월호도 파도의 공격에 쓰러졌을 것"이라며 "맹골수도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곳으로 항해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조타수 오모씨는 "맹골수역은 타도 잘 안 먹고, 0도로 가고 싶은데 조류가 워낙 세서 2, 3도는 순식간에 넘어가는 일이 많다"며 "수동으로 운행해도 (거센 조류를) 감당 못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20년 전 서해훼리호, 지난해 11월 2300t급 석유제품 운반선을 집어 삼킨 가공한 만한 삼각파도는 아니었을지라도 선수 램프(lamp)를 제거하고 객실을 증축하는 등 치명적 결함을 지닌 세월호 입장에서는 맹골수역의 강한 조류는 결정타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암초와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항해 전문가들과 주변 어민들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목포해양대 한 관계자는 30일 "사고지점은 수심이 30∼50m로 깊고 큰 암초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해운조합 목포지부 관계자도 "사고 해역이 조류가 강한 곳이긴 하지만 암초와는 무관하다"고 좌초 가능성을 부인했다. 주변 어민들도 암초와의 충돌에는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물 속의 어떤 물체'와의 충돌 가능성도 일부 외신 등이 제기하고 있지만 선체 파공이나 수중 충돌 여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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