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기자]청와대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7~2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지는 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 대상 기업을 발표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두산, 한진, CJ 등 자산 기준으로 대기업집단 상위 15개 기업이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지난 방미기간 '차담회'라는 이름으로 간단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으나, 정부 정책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새 정부의 정책 현안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진정한 의미의 회동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에선 그동안 기계적 기준으로 작동해온 '15대 그룹'의 틀을 유지하되 정부와 밀접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농협은 제외하고 오뚜기를 선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오뚜기는 새 정부의 모토인 일자리 창출은 물론 협력사와의 상생에서도 모범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농협도 15위 안에 포함되지만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했기에 제외됐다. 대신 자산 규모로 따지면 100위 권에도 들지 못할 오뚜기가 포함됐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오뚜기의 자산 규모는 연결 기준으로 1조5000억원 남짓에 불과하다. 매출 규모로 따져도 100위권에 한참 미달한다. 대기업들과는 규모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중견그룹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오뚜기는 올해 1사분기 비정규직 비율이 1.13%로, 정규직 전환 비율이 가장 높은 등 여러 가지 우수 사례를 많이 가진 기업"이라며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 모범적인 이어서 청와대가 아이디어를 내 참가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상속세 납부, 압도적인 정규직 비중, 라면값 동결 등의 행보를 보이며 소비자들에게도 '착한 기업'으로 통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 정부측에서는 경제부총리, 산업자원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재계 입장에선 경제 전반의 밑그림을 그리는 국가경제 총사령탑이 모두 동원되는 셈이다.

특히 재계가 꺼려하는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임에 따라 새 정부 출범이후 기업인들이 우려했던 사안들에 대한 정부의 기본 틀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이후 기업인들과의 첫 공식 간담회"라며 "지난 6월 방미시 경제인단과의 차담회에서 조만간 경제인과 만남을 갖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대통령은 더불어 잘사는 경제, 사람중심 경제 등 새정부의 경제철학을 기업인들과 공유하게 될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및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상호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는 대화 방식에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변인은 이와 관련, "과거의 형식적인 대통령과의 대화 방식에서 탈피, 진솔하고 깊이있는 대화가 가능한 형태로 진행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대통령의 이번 기업인과의 대화는 우선 15대 그룹을 주축으로 이뤄지고, 조만간 노동계 중소중견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간담회를 별도로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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