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국민은 레밍’이라는 막말을 해 물의를 일으킨 김학철(47·자유한국당 제명) 충북도의회 의원이 사회적관계망서비스에 언론과 정치권에 비난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말이 없어진다고 하더니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며 장문의 글을 써내려 갔다.

그는 “언론에서 외유라고 몰아붙인 이번 국외연수는 제가 책과 많은 정보를 통해 거점 지역을 정했고, 여행사와 관련 기관의 도움을 받아 최종확정했다. 외유라는 언론의 폄하가 답답하고 속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 의원 4명, 충북도의회 사무처·충북도청 공무원 등 8명과 함께 지난 18일 프랑스·이탈리아 등지로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수해를 뒤로하고 관광성 연수를 떠났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 22일 밤 조기 귀국했다.

‘레밍 발언’ 관련 해명에서 시작한 언론 비판은 그대로 이어졌다. 그는 “(한국방송) 기자는 처음부터 ‘인터뷰에 쓸 것이다. 보도 전제’라는 통고를 해주지 않았다. 나름 친분 있다고 생각한 기자라 스스럼없이 우리 입장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요지로 통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곳에서 썼으니 우리도 따라가야 한다는 보도 행태가 레밍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와 ‘국민들이 레밍같단 생각이 든다.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기자가 레밍을 몰라서 묻길래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서식하는 집단행동 설치류’라고 답한 과정이 빠져 있다. 전자의 과정을 빼고 설치류를 가져다 붙였다. 이후 많은 언론이 자극적 제목과 내용의 기사로 확대 재생산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언론학 강의’는 거침이 없었다. 아예 한 발 더 나아가 지금 권력에 아부하고 기생하려는 ‘매춘 언론’과 ‘레밍 언론’만 존재하는 것 같다며 화살을 언론으로 돌렸다. 그는 “재벌·정치인·검경조차도 갑이고 두려운 존재라 생각하는 언론은 누가 바로 잡을 수 있을까? 그런 평소 생각과 감정이 부지불식간, 비몽사몽 간에 정제되지 못하고 국민께 큰 상처와 분노를 안겨드린 표현으로 나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탄핵을 찬성·주도한 국회의원들을 향해 미친개다. 미친개는 사살해야 한다고 했다. 반드시 응징해야 하지만 폭력적 방법이 아닌 표로·외침으로서 응징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은 거두절미하고 ‘국회의원 미친개 사살해야’로 간단명료하게 제목을 뽑았다”고 덧붙였다. 지역 주간지 기자 경력도 짧게 소개했다.

대통령,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도 쏟아냈다. 먼저 자유한국당이 자신을 포함한 충북도의원 3명을 제명한 것을 두고 “소명 절차도 거치지 않고 제명 발표를 해버렸다. 이 나라 법치주의 국가 아닙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휴가 복귀해서 현장에도 안 나가본 지금 대통령이라 불리는 분, 수해복구 진행 중인데도 외국 나가신 국회의원들, 휴가 일정 맞춰서 외유 나가신 높은 분들, 최악의 가뭄 상황인데도 공무로 외유 나가셨다 돌아오신 단체장들 다 탄핵하고 제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레밍이라는 말에 분노하셨고 상처받으셨다면 레밍이 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대통령이 잘못된 길 가는데도 무조건 박수쳐 국민을 사지로 몰아넣지 않게 경계 하시고, 언론의 일방적 보도를 맹목적으로 믿고 옮기지 마시고, 상사가 잘못된 지시를 하면 아니라고 거부하십시오. 그게 레밍이 되지 않는 길”이라고 정의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사람은 죽기 전에 말이 착해진다고 하는데…(중략)… 명 짧은 놈 우리 아버지보다는 5년을 더 살았습니다. 무수한 욕과 비난을 얻어먹었으니 더 살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습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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