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게재된 '군함도의 진실' 홍보영상
[김승혜 기자]영화 '군함도'가 26일 개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군함도' 일제 강점기,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리우는 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송중기, 황정민, 소지섭, 이정현, 김수안 등이 출연했다.

'군함도'에 숨겨져있던 비극적인 역사는 2015년 9월 1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하시마섬의 비밀' 편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무한도전' 제작진은 하시마섬에 강제징용 됐던 생존자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생존자인 할아버지는 "16살때 끌려왔다. 나이가 어릴 수록 좋다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할아버지는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다시피 하고 온 사람이다"며 "하시마섬에서 한 일은 굴을 뚫어 나아가는 일이다. 옹벽 바닥에 아우성치는 소리가 났다. 배고파서 쥐나서 못하겠다는 거였다"라고 증언했다.

이어 무한도전 제작진이 일본에선 강제징용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할아버지는 "(우리가) 자원해서 왔다고? 하시마섬에?"라고 말하며 허탈한 표정을 지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일부터 일주일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가장 큰 전광판에는 '군함도의 진실'이라는 15초 홍보영상이 실렸다. 이를 주최한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에 있는 군함도 안내판에 강제징용 내용이 표기되지 않았다"며 홍보영상을 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영상 속 석탄 캐는 광부 사진은 조선인 강제징용자가 아닌 일본인 광부로 판명됐다.

서경덕 교수는 "이번에 제가 아주 큰 실수를 했습니다"라며 "(군함도 홍보영상에 쓰였던) 첨부 사진이 군함도에서 탄을 캐는 조선인 강제징용자가 아니라 일본인 광부였다"고 시인했다. "많은 언론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군함도 사진이어서 확실한 사진이라고 생각했다"며 "더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한 저의 큰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사진 속 광부는 탄광에서 모자를 쓰고 옆으로 누운 채 탄을 캐고 있다. 타임스스퀘어 영상에서는 '600명의 조선인 강제징용자 중 120명이 사망했다'는 문구와 함께 배치됐다. 일본 산케이 신문은 "장소도 군함도 해저 탄광이 아니라 후쿠오카현 지쿠호 탄광에서 찍은 것이며 시기도 메이지시대(1868~1912년) 중기로 조선인 징용과 거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광부의 사진은 '눈으로 보는 지쿠호 100년'이라는 향토 사진자료집에 처음으로 게재됐다. 1990년 사진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국문 사진자료집 '강제징용 "조선 사람은 이렇게 잡혀 갔다"'에 실렸고, 서경덕 교수는 이 사진자료집을 재인용한 '군함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란 책을 참고했다.

서 교수는 "타임스스퀘어 광고는 이미 내려가 어쩔 수 없다"며 "유튜브에 올린 영상은 이 사진을 뺀 후 재편집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후속조치를 전달했다.

또 "이 사진은 한국 인터넷상에 강제징용의 대표 사진처럼 널리 퍼져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잘못된 사진이 사용되면 일본 우익에 빌미를 제공하게 되니 지금까지 나온 방송, 신문, 개인 블로그까지 다 검색해 이 사진이 잘못된 것임을 널리 알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군함도의 진실' 홍보영상은 3개의 전광판을 함께 활용한 타임스스퀘어 최대 전광판에 실렸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군함도는 사실 강제징용이 일어났던 곳이고, 120여명의 사상자도 발생했던 '지옥섬'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강조했다.

한편 실제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극우 세력인 일본의 넷우익 사이에선 관련 내용이 널리 회자되고 있다. 산케이는 최근 칼럼을 통해 “(한국 측이) 세계에 흩뿌리고 있는 ‘가짜 뉴스’에는 계속 반론하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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