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측근인 송국빈(62) 다판다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측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송 대표가 처음이다. 이는 수사 착수 11일 만이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일 유 전 회장 일가에 회사 자금을 지급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송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사진을 고가에 사들이고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지급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 전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송 대표가 회사에 끼친 손해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의 핵심측근인 '7인방' 중 한 명으로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일종의 '관리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송 대표를 소환해 계열사간 자금 흐름과 유씨 일가 소유의 경영자문 및 개입 여부, 회사에서 수십억 원을 건넨 이유 등을 조사했다.

감찰은 2006년부터 6년 동안 세모신협의 이사장을 지냈던 송 대표가 유 전 회장 일가와 계열사 등에 부당대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송 대표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2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건강보조식품과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다판다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의 자금이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가는 데 있어 자금줄 창구였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다판다의 최대주주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로 3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유 전 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알려진 최측근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이사가 24.4%의 지분으로 2대 주주로 올라있다.

아울러 검찰은 선박사고에 대한 '보험금 부풀리기' 비리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한국해운조합 사업본부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운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배임수재 혐의로 한국해운조합 사업본부장 고모씨에 대해 사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함께 보험금을 실제보다 부풀려 청구한 S손해사정 대표 최모씨에 대해서도 엄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씨는 한국해운조합은 선박사고 보험금에 대한 공제사업을 국가로부터 위탁받아 독점 운영하는 과정에서 선박사고 보험료를 부풀리는 것을 묵인하고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선박 사고를 조사한 뒤 한국선급에서 검사서류를 받아 해운조합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보험금을 부풀려 청구한 뒤 선주로부터 일부를 리베이트 형식으로 되돌려 받아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송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시작으로 유 전 회장 일가와 핵심 측근들에 대한 신병처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피의자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김한식(73) 청해진해운 대표가 조사를 받은데 이어 송 대표가 전날 검찰에 소환돼 14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또 ㈜아해의 전·현직 대표이사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으며 변기춘(42) 아이원아이홀딩스 대표, 황호은(63) 새무리 대표, 이순자(71·여) 전 한국제약 이사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해외에 체류 중인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김혜경 대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도 2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은 만큼 이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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