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는 의원들과 회동했다. 안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금 그만두라는 말은 정계은퇴를 하라는 말과 같다”며 출마선언을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조배숙·장병완·황주홍·이상돈 의원 등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는 의원들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났다. 조 의원 등은 1시간가량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 “안 전 대표는 정치권에서 ‘꺼진 불’이나 다름없는데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당도 다 죽는다”는 취지로 안 전 대표의 출마를 말렸다

이에 안 전 대표는 “지금껏 출마선언을 해놓고 번복한 선례는 없다. 제가 많이 바뀌겠다. 선배님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지방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복안이 있다”고 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8일 YTN의 뉴스N이슈에서 이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출연한 김홍국 경기대 겸임교수는 "만났던 여러 의원들의 얘기가 외계인과 만나는 것 같았다. 또는 벽과 얘기하는 것 같았다.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저는 상당히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당을 구하겠다, 선당후사라는 그런 명분을 내걸고 일단 출마를 결심을 한 건데요. 그러나 이에 대해서 과연 이것이 지금 합당한 시점인가. 왜냐하면 대선에서 패배의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고 더불어서 제보조작 사건에서 당시에 문제가 됐던 분들인 이유미 씨라든가 이준서 전 최고위원의 경우는 안철수 전 대표 측의 사람 아니겠습니까? "

"결국 이런 도덕적인, 정치적인 명분을 뒤로한 채 사실은 당을 살리겠다는 의도만으로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가 온당한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이 부분에 대한 여러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 그리고 의원 다수가 사실은 비판적인 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전 대표는 그러나 불 끄는 데 동참하는 것, 이것이 내가 할 일 아니겠느냐 이런 얘기를 하면서 출마의 당위성을 강조를 했는데요."

"결국 대화가 서로 간에 진솔하게 서로의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안철수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전혀 변함없는 그런 입장이 나왔기 때문에 의원들은 굉장히 실망 섞인 얘기를 내놓았고요. 그리고 27일,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전당대회가 상당히 우려섞인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게 했지만 그러나 또 관심은 끌게 되는 그런 상황이 됐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와 대화를 하고 나온 의원들 어떤 얘기를 했는지 분위기를 전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 완전히 본인이 바뀌었다, 새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패배하고 나서 하룻밤도 제대로 잔 적이 없었다. 잠자리 침대 옆에도 메모지를 놔두고 생각나면 일어나서 메모하고 메모하고 해서 이게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고 자기도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당대표 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 이끌어낼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前 대표 : 지난 석 달 동안 저한테 부족한 점이 어떤 점들이었는지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 : 뭔가 지금, 우리하고 너무 딴 세상의 사람같은 얘기를 자꾸만 하고 있다. 이미 정치인 안철수에 대한 평가는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정치인으로서의 탤런트는 안 준 것 같다, 이렇게까지 얘기했어요.

안철수 국민의당 前 대표 : 예를 들자면 집에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불을 끄는데 제가 동참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가만히 있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 : 평행선을 달리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 안철수 대표가 혹시나 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는 다 망한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마이동풍'이에요. 벽 대고 얘기한 거지 뭐.

안철수 국민의당 前 대표 : 제가 왜 출마결심을 하게 됐는지 저 나름대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고 생각합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 유체이탈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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