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사실상 3선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 28일 발행된 주간지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요새 우리 직원들이 중국집에 가면 ‘삼선 간짜장 시켜먹자’고 농담한다”며 “3선에 도전한다면 이전과 달리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정치인은 시련을 거쳐 성숙하고 강해진다. 난 아직 정치인으로서 매운맛을 못 봤다”며 3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지사 출마로 방향을 잡았다. 이 시장은 최근 부인과 함께 TV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기초단체장 신분으로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3위에 오른 이 시장은 그간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더 큰 ‘물’로 나갈 채비 중이다.

반면 안 지사는 철저히 도지사직 수행에 매진하는 중이다. 공식적으로 중앙 정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가능한 한 자제하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 25일 당 의원 워크숍에 얼굴을 내비치긴 했다. 하지만 이는 안 지사 입장에서는 본거지인 충청권(세종시)에서 열린 행사에 ‘30년 정당인’으로서 손님맞이를 한 것에 가깝다.

안 지사 앞에 놓인 정치적 선택지는 세 갈래로 좁혀진다. 충남지사 3선 도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 문재인 정부 내각 입성 등이다.

재·보선 지역구로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노원병, 현직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 선고 가능성이 있는 수도권과 충청 일부 지역 등이 꼽힌다. 일각에선 곧바로 차기 당권에 직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관으로 행정 경험을 쌓는 것이 차기 대권행에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하지만 안 지사는 “이런 모든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안 지사는 30일 오후 지난 선거에서 도움을 준 지인들과의 모임(ANK포럼)에서 “3선 출마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을 위한 일이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있다”며 “내년 지자제 선거 이후 행보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30일 <디트뉴스24>는 안 지사가 정치적 거취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정중동(靜中動)하는 이유에 대해 안 지사의 최측근인 민주당 조승래 국회의원(대전 유성갑)의 말을 보도했다.

조 의원은 “박 시장은 (서울시장)한 번 더하기로 결론 내린 것 같고, 이 시장은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갈 곳을 정했으니 빨리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안 지사 입장은 (도지사)3선 출마는 안하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다음은 어디로 갈지 정리된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안 지사의 향후 거취는 스스로 밝힐 것이다. (그 시기는) 사실 올 연말도 이르다. 내년 설 명절이나 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달 19일부터 개막하는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한다.

연관성은 약하지만 안 지사는 이보다 보름 앞선 다음 달 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참석한다.

여기서 안 지사는 대한민국 지방정부를 대표해 인권행정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2015년 채택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차원에서 실제 삶의 현장과 밀접한 인권 증진과 보호, 수행을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안 지사의 정치 행보는 국내보다 외교무대에서 보다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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