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 의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핵실험을 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함과 동시에 강력히 규탄한다”

중국은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해 지난달 26일과 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 때와 달리 이례적으로 즉각 성명을 발표해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매우 강경한 어조로 북한 핵실험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나 핵심 당사국인 중국 언론 어디에도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한 보도를 제대로 찾아볼 수 없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4일자 신문 1면에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단 한 줄만 적었다. 북한은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담 개최일인 이날 핵실험 성공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중국으로 향하는 눈길을 뺏었다.

그러나 중국 신문을 보면 다르다. 인민일보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난 사진 밑에 양국 정상이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양국 간) 긴밀한 대화와 협력"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푸젠성 샤먼에서 개막한 브릭스 회의 내용을 1면 대부분 지면에 빼곡히 채웠다.

이를 두고 영국 가디언의 베이징 특파원 톰 필립스는 브릭스 회담을 주최한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에 스포트라이트를 뺏기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나마 영자 발행지들은 기사 대신 사설 등을 통해 북한 소식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중국내 외국인이나 해외 독자를 겨냥한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핵실험 이후는 무엇인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 문제를 자세히 언급하긴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위한 큰 걸음을 내딛었다"면서 한반도 위기를 막기위해선 관계국이 모두 대화 테이블로 와야한다는 내용이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비슷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핵실험 후 중국이 모색해야 하는 향후 대응을 자세히 밝혔다. 매체는 중국에 대한 대북 원유 금수 압력이 국제사회에서 높아지는 것을 의식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막을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양국 (북중)긴장은 높아질 것"이라며 반대했다.

반면 환구시보는 이 기사의 원문격인 중국어로 된 사평을 게재해 놓고 얼마 뒤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방송의 보도 태도도 비슷했다. CCTV는 주요 뉴스가 브릭스에만 집중됐으며 국제 뉴스는 북핵 문제 대신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나 미일 군사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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