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린 사연을 전해들은 소방대원이 파도에 휩쓸려갔던 나머지 한 짝을 바다에서 건져냈기 때문이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의 한 소방대원은 이날 오후 5시께 선착장 인근 방파제 바위틈에 운동화 한 짝이 걸려있다는 연락을 받고 시민들과 힘을 합쳐 건져냈다.
이로써 선착장에 홀로 놓여있던 운동화는 한 짝이 아닌 한 켤레가 됐다.
10대 여학생의 앙증맞은 발에 어울릴 만한 이 운동화 한 짝 한 짝에는 피붙이를 기다리는 가족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다.
선착장에 놓여있던 운동화 우측면에는 '막내야 친구가 예쁜 신발 사왔어. 엄마, 언니도 오빠도 모두 보고 싶어. 기다린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바다에서 건져낸 다른 한 짝 좌측면에는 '막내야 어서 나오렴. 동생아 빨리 와'라고 적혀 있다.
짝을 맞춘 운동화는 막내의 귀환을 바라는 부모·형제가 보낸 한통의 편지였던 셈이다.
한편 이 운동화는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가 신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선착장에서 경비근무를 서는 경찰에 따르면 이 운동화는 이날 오전 한 중년 여성이 가져다놓은 것이다.
"실종된 학생이 평소에 갖고 싶어 했던 신발"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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