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가격 인상 초읽기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물값 인상으로 불똥이 튀었다.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 가격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의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 중단에 따른 물류비 상승이 가격인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삼다수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 삼다수를 생산·공급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이달 중 삼다수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생수는 권장 소비자가격을 표시하지 않는 '오픈 프라이스(Open Price·제조업체가 아닌 유통업체가 판매가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판매하는 제도)' 적용을 받는다.

앞서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2012년 광동제약과 계약 기간이 2016년 12월까지인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 공사가 제주도 전역 및 3대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을 담당하고, 광동제약이 그 외 유통채널인 편의점·하나로마트·슈퍼마켓 등에 삼다수를 공급하기로 했다.

대형마트·슈퍼마켓·편의점 등 유통업체마다 납품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인상률 역시 다르지만, 대형마트 기준으로 5~8% 가량 올리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G마켓·옥션·11번가 등 오픈마켓에서는 이미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세월호 참사로 삼다수 공급이 불안정해지자 지난달 말부터 일부 셀러(Seller·판매자)들이 가격을 올려 판매한 것이다.

사실 제주도개발공사는 올해 초 가격 인상을 단행하려 했다. 지난 2월 위탁판매를 맡고 있는 광동제약에 가격 인상을 요청했으나, 광동제약 측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불발됐다.

하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그간 인천∼제주 항로의 화물 운송은 청해진해운 소속의 세월호·오하마나호 두 척의 선박에 의해 이뤄졌고, 이 선박들은 제주에서 인천으로 삼다수와 농수산물 등을 운송해왔다.

이번 세월호 사고 이후 제주~인천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면서 물류비 상승과 함께 공급 차질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2월 제주개발공사가 공장 설비 점검에 나서며 삼다수 생산이 보름 가량 중단됐을 때도 공급에 일시적인 차질이 생겼지만, 이번처럼 물량 공급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삼다수의 공백을 기회로 생각하는 업체들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생수시장 구도는 제주 삼다수가 시장 점유율 42.3%(AC닐슨 2013년 1~12월 판매액 기준·PB상품 제외)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이어 해태음료 강원 평창수(5.8%),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5.8%), 농심 백두산 백산수(3.3%)가 그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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