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혜 기자]정부 중앙부처 1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40% 이상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공직자가 보유한 주택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투기과열지구에 소재하고 있으며, 투기과열지구이자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서울 강남4구에 위치한 주택도 28.7%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재산등록자료를 통해 1급 이상 고위공직자 655명(배우자 보유 포함)을 전수 조사한 결과 42%에 달하는 275명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655명은 청와대와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및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 중 현 정부 출범 이후 관보에 공개된 1급 이상 공직자들이다.

다주택자 가운데 2주택자는 195명, 3주택자는 47명, 4주택자는 17명이었다. 주택을 5채 이상 보유한 고위공직자도 16명이나 됐다. 조사 대상 고위공직자들의 자가 주택 보유율은 90.7%에 달했다.

고위 공무원 다주택자 275명 중 111명(40.4%)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보유한 강남권 주택은 총 166채에 달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5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일반 가구 가운데 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절반 수준인 56.0%이고, 이 중에서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 가구’는 25.5%였다. 고위공직자들의 다주택자 비율이 일반 국민의 3배가량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는 셈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8·2부동산대책을 발표한 뒤 국민들에게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니면 팔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본부와 산하 기관 1급 고위공직자의 절반 이상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기 의원은 "부동산 투기와 전쟁을 선포한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2명 중 1명꼴로 다주택자인 것이야말로 '내로남불'의 위선을 유감없이 드러낸 단면"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적폐 투기꾼으로 몰기 전에 내 집안 단속부터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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