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배 기자]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중국에서 권력을 장악하려면 군권을 틀어쥐는 것이 무엇보다 먼저이다.

'1인 체제' 완성을 추진하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 주석은 18일 개막하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大)를 앞두고 이런 명제를 실천에 옮겼다. 우선  군 개혁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편제 개혁과 감군을 통해 하부 구조를 자파 일색으로 바꾸었다.

군 수뇌부에도 손을 대면서 애초 지난 14일 끝난 제18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7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군사위원 증보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7중전회 공보는 중앙군사위 인사와 관련해선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아 19차 당 대회와 1중전회에서야 상세한 수뇌부 재편 내용을 알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선 시진핑이 자신의 군 인맥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군사위원으로 발탁하려는데 강력한 반발을 사면서 인사가 미뤄졌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하지만 최고 권력기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구성원 명단을 확정하기에 앞서 군 수뇌부 인선을 대체로 마쳤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시진핑은 독보적인 권력 위상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 포석으로서 지난 3년 동안 인민해방군 개혁에 애썼다.인민해방군의 '군웅할거' 온상인 4대 총부 총참모부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에 메스를 댔다. 시진핑은 이들 총부를 15개 직능 부서(부위)로 분할해 모두 자신이 수장인 중앙군사위의 예하에 두도록 했다.

올해 초부터는 군병종과 인사 편제를 변경하고 수량, 병력을 감축하는 구조개혁을 단행했다.구조 개혁으로 중국 전역 군관구를 동서남북과 중부의 5개 전구로 재편했다. 군종도 기존의 해군과 육군, 공군 외에 로켓군과 전략지원부대를 신설했다.

시진핑 중앙군사위 주석은 지난 4월18일 인민해방군이 84개 군(軍 군단)급 단위로 통폐합됐다고 선언했다.84개 군급 단위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원래 18개이던 집단군을 13개로 축소한 사실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군 개혁 목적은 분산했던 군 지휘권을 중앙군사위, 즉 중앙군사위 주석에 집중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들은 지금까지 중국군 개혁이 '중앙군사위 책임제'를 목표로 진행됐다며 15개 부위가 각자 독립됐지만 전략과 전술의 집행기구이지 결코 명령을 내릴 수는 없으며 이런 권한은 중앙군사위 수중에만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시진핑은 중앙군사위와 전구에 연합작전 센터를 만들어 긍국적으로는 시진핑이 총지휘권을 행사하도록 했다고 한다.

아울러 시진핑은 최근 1개월 사이에 중앙군사위 각 부위와 84개 군급 단위에 대한 인사를 연달아 단행했다.육군 사령원 리쭤청(李作成) 상장을 연합참모부 참모장, 해군 정치위원 먀오화(苗華) 상장은 정치공작부 주임, 중부전구 사령원 한웨이궈(韓衛國) 상장을 육군 사령원으로 기용했다.전임 연합참모부 참모장 팡펑후이(房峰輝)와 전임 정치공작부 주임 장양(張陽)은 비리 혐의로 낙마시켰다.

대체로 새로 군 수뇌부에 기용된 것은 실전경험이 있고 당원로 자제인 '태자당'이 아닌 장성이지만 무엇보다도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부주석 계열은 철저히 배제했다.

일부 언론은 시진핑이 궈보슝 등의 군인사 농단을 교훈 삼아 중앙군사위 부주석 수를 현행 2명에서 4명으로 늘려 권한 집중을 막으려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7중전회에서 관련 발표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 여부는 19차 당 대회에서야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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