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병 딸 투병을 다룬 2005년 방송장면 캡쳐
[김승혜 기자] '어금니아빠' 이영학 아내의 최미선씨 죽음에 대한 의혹이 가중되고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아내 역시 딸(14)과 마찬가지로 이영학에게 정서적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19일 범죄학 교수들은 이영학 유서 동영상과 아내 시신을 염하는 동영상, 이씨가 작성한 탄원서 등을 살펴본 뒤 비정상적 부부관계를 지적했다. 사실상 성적 학대를 일삼았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부부관계가 좋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아내를 향해 말하면서도 아내에 대한 감정이 거의 없다"며 "아내와의 애틋한 감정, 둘만의 기억 등을 언급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인격이 형성되기 전인 어린 시절 만나 인연을 맺은 것도 기형적 가족관계를 불러왔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17년간 어떻게 살았나

지인·가족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영학은 아내와 약 17년간 살았다. 이영학이 18살, 아내가 14살 때 일하던 횟집에서 둘은 처음 만났다고 알려졌다.

아내 최씨는 17살인 2003년 이모(14)양을 낳았다. 당시 이씨는 21살이었다. 이후 후원과 관련된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최씨의 모습이 이씨와 함께 나오기도 했지만 혼인신고를 언제 했는지 그리고 최씨의 출산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없었다.

이후 이영학은 아내를 돈벌이에 이용했다는 추측이 가능한 여러 정황이 나와 이들의 생활을 짐작케 한다.

특히 이영학이 딸 희소병인 '거대 백악종' 치료비 모금을 명분으로 아내와 딸을 언론에 자주 등장시킨 것도 이런 이유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아내 최씨에 대해 성적 학대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성적인 학대가 이어진 가혹한 생활에도 최씨가 17년 간 이씨의 곁을 떠나지 못한 것은 '학대순응증후군' 때문으로 추정했다.

송혜련 충주YWCA 가정폭력상담소장은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은 맞았을 때 공포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학대에 대항하지 못하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최씨가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14살 때부터 이영학과 함께 살아온 최씨는 지지 세력이 남편 밖에 없기 때문에 남편의 학대가 잘못됐다고 판단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가 14살의 나이에 가족이 아닌 이씨와 함께 동거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된다. 당시 중학생 신분이었어야 할 최씨는 가출 등으로 인해 학교 밖, 가정 밖 청소년이었을 가능성이 높고 제대로 된 교육 과정을 마치지도 못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영학이 쓴 책 '어금니 아빠의 행복'에 보면 최씨의 엄마는 일찍 죽고 아빠의 폭력으로 가출한 상태였다고 한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중학생 이하 아동 청소년의 경우 그 아이가 먹거나 잘 곳이 없는 상태인 점을 이용해 성적으로 착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청소년이 그런 공박의 상태인 것을 알고도 합의 하에 성 관계를 했다 하더라도 성인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의 아내는 죽기 직전 이영학 계부이자 시아버지인 B씨(59)로부터 2009년부터 8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강원 영월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영학이 아내 성폭행 사건의 조력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아내를 성폭행한 자들이 여러 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이영학이 아내를 성매매로 성적 학대하고 그 영업 대상자 중에 가까운 지인들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아내를 억울하게 만든 자가 이영학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과연 자살일까?..아니면 남편의 성적 학대를 견디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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